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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 정상석 5개 훼손한 20대…"스트레스 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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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들이 정상석을 자기가 세웠다는 등 허세 부리는 모습에 화가 나"

왼쪽은 사라진 수락산 주봉 정상석 모습. 오른쪽은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이 사라진 후 남은 흔적. 연합뉴스·남양주시청 제공왼쪽은 사라진 수락산 주봉 정상석 모습. 오른쪽은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이 사라진 후 남은 흔적. 연합뉴스·남양주시청 제공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이유로 수락산 주봉과 도정봉 등 정상석(頂上石) 5개를 훼손해 인근 야산에 버리고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로프들을 자른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남양주북부경찰서는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대학생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수락산 주봉과 국사봉, 도솔봉, 도정봉, 불암산 애기봉 등 정상석 5개를 훼손해 인근 야산에 버리고 기차바위에 설치된 안전로프 6개를 자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의정부경찰서와 남양주북부경찰서는 수락산 등 일대를 탐문하며 범인을 찾아 나섰으나, 산 정상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쇠 지렛대 같은 장비를 들고 다니는 수상한 등산객이 있다는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A씨를 이날 오전 7시20분쯤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검거했다.
 
A씨는 범행을 추궁하는 경찰에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다 압수수색 영장이 신청되자 혐의를 시인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스트레스 등으로 집 근처 산을 자주 등산하던 중에 등산객들이 정상석을 자기가 세웠다는 등 허세를 부리는 모습에 화가 나 정상석을 굴려 버렸다"며 "이에 스트레스가 풀려 계속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처음에 정상석을 밀어서 굴려 떨어뜨리기 시작했으며, 맨손으로 안 움직이는 정상석은 쇠 지렛대 등을 들고 다니며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을 끌고 가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빨간 원). 남양주시청 제공불암산 애기봉 정상석을 끌고 가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빨간 원). 남양주시청 제공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수법과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여죄를 파악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할 예정이다.
 
앞서 의정부시는 지난달 7일 해발 638m 수락산 정상 인근의 기차바위에 설치돼 있던 안전로프 6개가 모두 끊어져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수락산 주봉을 비롯해 도정봉, 도솔봉 정상석은 2~3월 사이 사라졌다. 불암산 높이 204m의 봉우리인 애기봉의 정상석도 지난 22일 정상 아래에 떨어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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