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수. 롯데 자이언츠무명의 외야수 신용수(26)가 롯데의 가을 야구를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롯데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원정 경기에서 4 대 3으로 이겼다. 최근 2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신용수는 0 대 1로 뒤진 8회초 1사 2루에서 장두성의 대타로 출전했다.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이승호의 초구 시속 145km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홈런은 롯데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신용수는 경기 후 "우선 팀에 보탬이 되어서 기쁘고 오랜만에 치니깐 너무 좋다"면서 "노림수를 갖고 들어간 건 아니었고 공에 집중해서 최대한 자신감 있게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진 극적인 홈런이다. 신용수는 지난해 6월 17일 대전 한화전 이후 1년여 만에 홈런을 쳐냈다.
신용수의 시즌 타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8푼3리(24타수 2안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인천 SSG전 이후 35일 만에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후회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역전 홈런의 기적을 만든 신용수는 "오늘만큼은 위축되지 말고 후회 없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했던 것이 홈런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그동안 심리적 압박이 컸지만 '괜찮다', '할 수 있다'라고 스스로를 북돋우며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용수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8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그야말로 턱걸이로 프로에 발을 디딘 선수다.
하지만 이날 경기만큼은 팀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으로 손색이 없었다. 신용수는 "내 방향성은 꾸준함이다. 한순간 잘 하는 것보다 꾸준히 잘하고 싶다"면서 "오늘을 계기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여전히 가을 야구와 멀리 떨어진 8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신용수는 홈런 한 방으로 롯데의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그는 "팬들도 오늘 내가 홈런을 쳤듯이 시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면서 "나도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