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C 소그래스 17번 홀에서 나온 맥스 그레이저먼의 쿼드러플 보기. PGA 투어 인스타그램"골프가 항상 이렇게 쉬울 수는 없을까요."
저스틴 로어(미국)가 17번 홀(파3) 89야드 샷을 홀에 넣은 뒤 말했다. 로어는 146야드 거리에서의 티샷을 물에 빠뜨렸다. 공은 그린에 떨어진 뒤 그린을 감싸고 있는 해저드로 향했다. 이후 드롭존에서 친 샷이 그대로 홀에 빨려들어갔다. 홀인스리였다. 로어가 멋쩍게 웃은 이유다.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TPC 소그래스의 17번 홀은 물로 둘러싸인 아일랜드형 그린을 공략해야 한다. 2003년부터 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17번 홀에만 1029개의 공이 빠졌다. 안병훈은 2021년 1라운드 17번 홀에서 네 차례나 공을 물로 보낸 끝에 쉽게 보기 힘든 옥튜플 보기(+8)를 기록하기도 했다.
로어는 티샷을 물로 보냈지만, 이어진 샷을 홀에 넣으며 파로 17번 홀을 마무리했다. PGA 투어에 따르면 17번 홀 홀인스리는 1999년 프레드 커플스(미국) 이후 26년 만이다. 커플스 역시 티샷을 물에 빠뜨린 뒤 홀인스리에 성공했다.
로어는 "기쁘다. 하지만 '골프가 항상 이렇게 쉬울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미는 있었다"면서 "한 클럽을 길게 잡고, 조금 더 부드럽게 치려고 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순수하게 아드레날린만 있던 홀이었다"고 웃었다.
악명 높은 TPC 소그래스 17번 홀은 명성 그대로였다.
맥스 그레이저먼(미국)은 두 번 공을 물에 빠뜨리며 쿼드러플 보기(+4)를 기록했다. PGA 투어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1라운드에서만 11개의 공이 17번 홀 해저드에 빠졌다. 1라운드 17번 홀에서 가장 홀 가까운 위치에 공을 붙인 것은 채드 레이미(미국)였다. 레이미의 티샷은 2피트 5인치(약 73.4㎝) 거리에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