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의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 도중 얼굴에 계란을 맞아 닦아내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정부의 촘촘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24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소방본부로부터 받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 집회에 대한 구급활동 내역'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파면된 2017년 3월 10일 헌재 인근에서 발생한 구급 상황은 총 76건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명은 현장 처치로 끝났지만 67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정미 당시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언한 오전 11시 21분부터 오후 5시 52분까지 약 6시간 동안 박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있던 안국역 일대에선 응급환자 신고가 10여 분 간격으로 이어졌다. 당시 낮 12시 10분부터 30분 사이엔 심정지 환자도 4명이 속출했다. 100㎏ 대형 스피커에 깔려 숨진 70대 박 대통령 지지자 김 모 씨를 포함해 각각 낮 12시 10분, 19분, 25분, 35분에 60대 이상의 집회 참가자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숨졌다.
인명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당시 헌재 앞 대치는 계속됐다. 오후부터는 전신 쇠약(4건)과 실신(4건)으로 실려 나가는 이들이 속출했다. 장시간 인파 밀집 구역에서 버티다 보니 양쪽 무릎, 허리와 다리 및 늑골 등 신체 여러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며 구급대를 부르는 경우도 오전보다 급증했다. 실제 서울소방본부에 집계된 이날 요구조자 연령은 △50대(9명) △60대(21명) △70대(13명) 등 장년과 노년층이 절반 이상(56.6%)이었다.
8년 만의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폭력사태의 징후가 가득하다. 지난 20일 헌재 앞에서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대통령 파면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던 도중 윤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던진 날계란에 백혜련 의원이 맞는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양부남 국회의원이 국회 상임위에서 활동하는 모습. 양 의원실 제공양부남 의원은 "의원 대상 계란 투척은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탄핵 선고 날에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충돌의 전조"라며 "2017년에도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많이 발생했던 만큼,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