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안창호 위원장. 연합뉴스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안창호 위원장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와 배상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1일 성명을 내고 "'형제복지원 사건'은 대한민국 헌법과 세계인권선언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생명권 등 기본권을 국가 권력이 심각하게 침해한 대표적 인권유린 사건"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대법원의 이번 국가배상 확정 판결을 계기로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당한 피해자들이 국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회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배상 외에 국가의 진심 어린 사과 및 피해자 명예 회복과 치유를 위한 절차가 조속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해 국가의 국민에 대한 기본권 보호 의무를 명시하고 있고, 제 12조에서는 모든 국민이 신체의 자유를 가지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 강제노역 등을 받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영문도 모른 채 복지원에 갇혀 무수한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와 그로 인해 고통받았을 가족을 대상으로 국가가 구제 방안을 먼저 마련하지 않고, 상소를 거쳐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에야 비로소 피해자들이 피해배상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 측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사건에 대한 별도 심리 없이 원심 판단을 유지하는 판결이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월 피해자들이 청구한 배상금 80억 원 중 일부를 인정해,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인당 7500만 원에서 4억 2천만 원씩 총 45억 3500만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2심도 지난해 11월 양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지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형제복지원에 3만 8천명의 인원을 강제 수용한 사건이다. 수용된 피해자들은 강제노역과 폭행, 가혹행위 등을 당했고 사망자만 600여명에 달했으며 실종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