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박지훈과 디온테 버튼. KBL8일 오후 강원도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막차 탑승을 위한 마지막 승부, 홈팀 원주 DB는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로 초반부터 안양 정관장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경기는 DB의 근소한 리드 아래 진행됐다.
3쿼터가 끝날 때까지 그랬다. DB가 56-52로 앞서갔다.
정관장을 이끄는 김상식 감독은 디온테 버튼을 기용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버튼은 3쿼터까지 2득점에 그쳤다. 코트에서 활약상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김상식 감독은 버튼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분명한 '게임 플랜'이 있었다.
김상식 감독은 "3쿼터까지는 볼 핸들러 위주로 경기를 했다. 박지훈과 조니 오브라이언트의 2대2 위주로 공격을 하다 보니까 나머지 선수들이 서있는 경우가 많았고 슛 기회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3쿼터까지 점수차는 크지 않았다. 김상식 감독은 마지막 10분을 남기고 '인-게임' 조정을 했다. 전술을 바꿨다. 버튼을 이용해 치아누 오누아쿠를 공략하는 방법으로 팀 공격의 새로운 틀을 짰다.
김상식 감독은 "분명히 끝까지 갈 거라고는 생각했다"며 "오누아쿠는 다소 느린 선수다. 버튼을 투입해 한승희와 함께 오누아쿠를 상대로 2대2 경기를 하게 했다. 이때 뒤에서 도움수비가 오면 밖으로 빼주는 농구가 됐고 슛이 들어갔다. 그게 적중했다"고 말했다.
오누아쿠는 수비 시 주로 한승희의 매치업 상대였다. 버튼이 직접 드리블하며 한승희를 스크리너로 활용하자 오누아쿠가 골밑이 아닌 외곽 수비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그런데 발이 느렸다. 버튼은 쉽게 돌파해 레이업을 넣었다.
그러자 DB 수비의 뒷선이 바빠졌다. 어떻게든 빈 공백을, 버튼이 치고 들어오는 공간을 메워야 했다. 안으로 도움 수비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버튼은 무리하지 않고 외곽으로 공을 빼줬다.
외곽에는 하비 고메즈가 있었다. 고메즈는 4쿼터 중반 역전 3점슛을 터뜨렸고 이후 정관장은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으며 6강행 열차에 탑승했다.
정관장은 DB를 78-67로 눌렀다. 버튼은 4쿼터에만 12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과거 원주에서 프로농구 MVP로 등극했던 그가 다시 원주에서 감격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다.
박지훈은 10점 11어시스트로 활약하며 6강 진출을 견인했고 오브라이언트는 16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제 정관장은 플레이오프로 간다. 6강 상대는 울산 현대모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