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한 LH아파트. 김현주 크리에이터10년 넘게 군산의 한 LH아파트에서 일한 미화·경비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용역업체로부터 고용 유지 확약서를 받은 LH는 "고용승계 위반이 확인될 경우 계약해제 등을 처분할 예정"이라며 "법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LH전북본부는 13일 "(해당 아파트의) LH 주택관리자 입찰공고에 입찰 참여자가 고용안정 '이행확약서' 제출 사항이 포함돼 있다"며 "확약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미화·경비 노동자의 고용승계를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H는 "현재 노동자들이 근로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근로계약 조건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며 "고용승계 위반 여부 확인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승계 위반이 확인될 경우 제출된 확약에 따라 계약해제와 해지 등 불이익 처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아파트 미화 노동자가 받은 근로계약서. 김현주 크리에이터해당 아파트 미화·경비 노동자 등 총 14명은 지난해 7월 아파트 위탁 운영 업체가 변경된 후 새로운 G업체로부터 '고용을 조만간 종료한다'는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를 받고 이에 반발하며 지금까지 서명하지 않고 있다.
근로계약서에는 '을의 근로계약 기간은 2024년 7월 15일부터 10월 14일까지(3개월)로 한다. 신규로 채용된 을은 채용된 날로부터 3개월간의 수습 기간을 두며,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은 없는 것으로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었다.
이는 LH와 G업체 사이의 확약을 위반하는 계약 내용으로 보인다.
미화반장 엄연지(60)씨는 "지난해 7월 15일 업체가 바뀐 뒤 새로 온 소장이 처음에는 한 달짜리 근로계약서를 제시하고 한 달 후에 계약 갱신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이에 반발해 노조에 가입하니 3개월짜리 계약서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아침 8시 일터로 향하는 미화 노동자들. 김현주 크리에이터노동자들의 근무 여건도 열악한 상황이다. 점심 휴게 시간을 제외한 5시간 30분 근무에 월급은 최저임금 기준 약 140만 원이며, 식대는 지급되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 18일 LH전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용역업체들의 고용승계를 관리·감독하고 있는지를 묻는 말에 LH는 "관내 관리단지가 다수인 상황에서 제한된 인력으로 노동자 고용안정을 전수조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