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4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윤창원 기자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선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국민의힘과 무소속 한덕수 예비 후보를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홍 전 대구시장은 9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무소속 한덕수 후보를 겨냥한 듯 "50여 년 줄타기 관료 인생이 저렇게 허망하게 끝나는구나"라고 말했다.
그는 "퇴장할 때 아름다워야 지나온 모든 여정이 아름답거늘, 저렇게 허욕에 들떠 탐욕 부리다가 퇴장당하면 남는 건 추함 뿐"이라며 "이건 비상식이 아니라 반상식이다.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놈들도 똑같다"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8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당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를 거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화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홍 전 대구시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과 지도부를 향해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이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는구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 이럴 줄 알고 더러운 밭에서 빠져나오긴 했지만, 한국 보수 진영은 또 한 번 궤멸되는구나"라며 "김문수 주장이 맞다. 윤통과 두 놈은 천벌 받을 거다"라고 말했다.
홍 전 대구시장의 발언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뽑힌 김문수 대선 후보를 향해 단일화 압박을 가하고 있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쌍권'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권 원내대표는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입당을 권유했다.
권 의원은 2021년 4월 KBS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이번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를 통해 조직의 힘이 중요함을 깊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이르면 7~8월 야권 후보 단일화 차원에서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 전 검찰총장이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대선 후보로 확정됐을 때 권 원내대표는 당 사무총장을, 권 비대위원장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연일 국민의힘과 당 지도부를 향한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7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용산과 당 지도부가 합작해 느닷없이 한덕수를 띄우며 탄핵 대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몰고 가려고 했을 때, 나는 설마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 그런 짓을 자행하겠느냐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나라를 망쳐놓고 이제 당도 망치고 한국 보수 진영도 망치려 하느냐"라며 "3년 전 당원들이 민심에서 압승한 나를 선택했으면 나라와 당이 이 꼴이 되었겠느냐? '오호통재라'는 말은 이때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