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경남지사(오른쪽)와 미국 메릴랜드 웨스 무어 주지사가 경남도청에서 만났다. 경남도청 제공 박완수 경남지사와 미국 메릴랜드주 웨스 무어 주지사가 1년 6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경남도와 메릴랜드주는 우주항공 분야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 협력과 동맹이 더 굳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메릴랜드주 대표단이 17일 경남도청을 방문했다.
박 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대표단이 지난 2023년 10월 미국 메릴랜드주를 공식 방문할 당시 경남으로 초대한 데 따른 답방이다.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가 경남을 찾은 것은 우호 교류 차원에서 방문한 1996년 이후 29년 만이다.
세계적인 우주항공 도시인 메릴랜드주와 경남의 우정은 1991년 자매결연 이후 34년째 이어지고 있다.
메릴랜드주는 워싱턴 DC와 인접한 미국 수도권 핵심 지역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산하 기관이자 최대 연구 조직인 고다드 우주비행센터가 있다. 또,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인 록히드 마틴 등 항공우주기업과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다. 우주항공청을 품은 경남이 사천에 만들려는 우주항공복합도시의 모델이기도 하다.
미국 메릴랜드주 최초의 흑인 주지사인 웨스 무어는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했다. 뉴욕 로빈후드재단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그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국제관계학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웨스 무어 주지사는 경남도청에 오자마자 첫인사로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환대한 데 대해 "경남이 보여준 비전과 협력 의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한미 두 지방정부는 '우주항공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산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메릴랜드주에서는 수잔리 국무장관, 해리코커 상무장관, 사만사 비틀 교통부 차관, 캐롤린 르프레 솔즈베리대학 총장, 록히드 마틴·노스롭그루먼·BAE시스템즈 한국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경남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도내 주요 우주항공기업 대표와 경상국립대·국립창원대 총장 등이 동석했다.
우주항공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경남도청 제공 우주항공 산업 협력을 중심으로 AI(인공지능), 바이오테크놀로지, 농수산업, 문화·관광,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자 양측은 실무협의체 구성에도 뜻을 모았다. 온오프라인 정기 회의를 통해 협력 현안을 논의한다.
이번 교류를 계기로 2045년까지 세계 5대 우주강국 도약을 비전으로 선포한 우주항공청(KASA)과 NASA간 다양한 국제 협력 실현의 기반을 마련했고, 앞으로 록히드 마틴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확대도 기대된다.
또, 미국 국방부와 협력 중인 함정 MRO(유지·보수·운영) 사업에 이어 항공방산 MRO 영역까지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수 인재를 보유한 메릴랜드의 세계적 기업과 도내 기업 간 공동 연구개발, 생산 협력 확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경상국립대·국립창원대와 메릴랜드주립대·고다드우주비행센터 간 인재 교류, 우주항공 특화 프로그램 협력 가능성을 여는 등 인적·기술적 교류 확대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 협력도 기대된다. 메릴랜드주는 원자력 에너지를 청정에너지로 분류하고, SMR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는 메릴랜드 원전 설비 개선과 SMR 관련 도내 원전 부품·제조기업과의 협력을 제안했다.
박 지사는 "경남과 메릴랜드는 항공우주와 방산 분야에서 강점을 공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산업기술·인재 교류 등 실질적인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웨스 무어 주지사는 "오늘은 하나의 약속이 실현되는 순간이며, 동시에 오랜 꿈이 현실이 되는 날"이라며 "경남도와의 협력을 통해 더 빠르고,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후 박 지사와 웨스 무어 주지사는 협력의 의지를 담아 경남도청 정원에 소나무를 심었다.
박완수 경남지사(오른쪽)와 미국 메릴랜드주 웨스 무어 주지사. 경남도청 제공 메릴랜드주 대표단은 사천에 자리 잡은 우주항공청과 KAI를 찾았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우리나라 우주항공 정책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고 한미 우주산업의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KAI에서는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T-50 고등훈련기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경남의 보유한 첨단 기술력과 산업 경쟁력을 확인했다.
박 지사는 "양측이 상호 신뢰와 실질적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협력 모델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며 "경남은 앞으로 미래 세대가 선호하는 첨단산업 중심의 지속가능한 산업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