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관련
시정연설에 나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질타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국가와 국회의 품격을 떨어뜨린 황당하고 한심한 행동"이라며 25일 공세를 퍼부었다.
대통령과 권한대행의 권한은 엄연히 다르다는 취지로 한 대행의 헌법재판소 재판관 지명 등을 지적한 우 의장의 발언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장으로서 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이양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24일) 우 의장은 의전서열이 본인보다도 위인 한 대행에게 '자리에 앉아 달라'고 하고 심지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듯이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우 의장께 한 말씀 드리겠다. 정작 국회의장이 '해야 할 일'은 중립 의무를 지키는 것과 국회의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공정성을 상실한 편파적 회의 진행과 갈등을 유발하는 정파적 발언임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도 "시정연설의 정쟁화와 한 대행 모욕에 화룡점정을 찍은 사람이 바로 우 의장"이라며 거들었다. 박 수석부대표는 전날 한 대행의 추경 시정연설 종료 후 '대통령 파면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한 우 의장에게 다가가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그는 "우 의장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해야 하는 한 대행을 붙잡아 앉히고는 뜬금없는 일장훈계를 늘어놨다"며 "의장의 이러한 도를 넘는 월권은 국회의장으로서 지켜야 할 중립을 깨뜨린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격을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궐위된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로서 지위를 대행하고 있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것은 스스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대선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지켜야 할 선은 지키자"고 못 박았다.
아울러 "국회의 얼굴에 먹칠하고 대한민국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경거망동은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선 안 된다"며 "민주당과 우 의장의 맹성(猛省)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반명(反明) 빅텐트론'이 뜨면서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한 대행의 '불출마'를 거듭 촉구한 민주당에 대해서도 "온통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무슨 권리로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보장되어 있는 참정권을 침해하는 것인가"라며 "무엇이 두려워 한 대행의 출마를 결사적으로 저지하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민주당이 산불피해 구제, 민생난 극복을 위한 추경을 '생색내기'로 흠집 내고 있다며 "국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추경이 그렇게 보인다는 것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