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뇌물 혐의로 기소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부당한 검찰권 남용이라며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치권의 관련 공방도 이어진 가운데 민주당은 대선 경선 막바지 호남 공략에 집중했고, 국민의힘은 두 번째 맞수토론을 열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허지원 기자 연결합니다. 허 기자.
[기자]
네, 국회입니다.
[앵커]
문 전 대통령, 기소된 다음 날 국회를 찾은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는데요. 핵심은 사위 서 모씨가 이스타항공 해외법인에서 받은 급여와 주거비 2억원가량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는 판단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은 오늘 4·27 판문점 선언 7주년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국회를 찾았고, 행사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습니다.
[앵커]
문 전 대통령이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도 직접 밝혔지요?
[기자]
네, 문 전 대통령은 기소 자체가 부당하다고 강조했고요, 마치 정해진 방향대로 밀어붙이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정치화됐고, 검찰권이 남용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는 단순히 개인의 방어 차원을 넘어 국회와 국민이 함께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문재인 전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인서트: 문재인 전 대통령]
물론 기소 사실 자체도 부당하지만, 무언가 정해진 방향대로 그냥 무조건 밀고 가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이 검찰이 그만큼 정치화되고 있고…
[앵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고요?
[기자]
네, 기념식 연설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의 계기가 된 12.3 계엄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대한민국 퇴행의 결정판"이라고 표현하며 남북 간 충돌을 의도한 정황까지 있다며 수사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앵커]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관련해 정치권 반응도 엇갈렸죠?
문재인 전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기자]
네, 민주당은 즉각 방어에 나섰습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대선을 40일 앞두고 노골적인 정치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검찰총장을 겨냥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그리고 계엄 사태를 겨냥한 '내란 특검법'도 다시 발의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무력화해 자신들의 범죄를 덮으려 한다며 반박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조작과 인사 특혜 의혹 등을 재차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민주당 경선 일정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내일은 호남, 모레는 수도권과 강원·제주 경선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오늘 전남 나주에서 농업 관련 간담회를 열고 막판 표심 잡기에 주력했습니다. 양곡관리법 개정과 쌀값 안정화를 강조했고, SNS를 통해서는 '수도권 K-이니셔티브' 공약도 발표했습니다.
김경수 후보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책임 있는 경선을 만들겠다고 했고, 김동연 후보는 검찰개혁 공약으로 기소청 신설과 수사권 박탈을 주장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경선에 나선 이재명(왼쪽부터), 김동연, 김경수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앵커]
오늘 밤 TV토론회도 예정돼 있죠?
[기자]
네, 오늘 밤 90분간 마지막 TV토론이 열립니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후보 간 정책 경쟁이 이어질 예정인데요. 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토론인 만큼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오늘 두 번째 맞수 토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한동훈 후보가 맞붙고 있는 거죠?
[기자]
네 두 후보는 토론 전부터 신경전을 펼쳤는데요.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문수 후보에게 대드는 거 보고 참 못됐다. 오늘 버릇을 좀 가르쳐주려고 한다"고 한동훈 후보를 직격했습니다.
한 후보가 김 후보에게 어제 맞수토론에서 전과에 대한 지적을 한 것에 대해 말한 건데요. 홍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파렴치 전과고 김문수 후보는 민주화운동 전과라며 한 후보가 "버릇없다"고 비판했습니다.
한 후보도 지지 않고 "홍 후보는 늘 막장 토론을 하지 않냐"며 "저는 품격 있는 토론을 하겠다"고 맞받았습니다.
25일 서울 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오픈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왼쪽), 홍준표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앵커]
토론 전부터 신경전이 뜨거웠군요. 토론도 만만치 않았겠네요. 지금까지 상황 간단히 전해주시죠.
[기자]
두 후보는 먼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내인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홍 후보가 먼저 한 후보를 향해 당 대표 시절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용산 대통령실을 협박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따져 묻자, 한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한 후보는 되려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을 맞췄던 사람들이 계엄에 책임이 있다"며 자신이 계엄을 막았던 사람임을 강조하며 홍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한 후보는 홍 후보가 과거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사건을 두고 그 정도 작은 걸 가지고 기소한다고 한 데 대해 지금도 같은 생각이냐고 압박했습니다.
홍 후보는 "기소하면 안된다는 게 아니고 큰 걸 놔두고 사소한 걸 잡아서 정치적 논쟁거리 만드냐는 말"이라면서 "그렇게 수사를 하니 양승태, 이재용이 무죄가 났다"며 한 후보의 검사 시절 수사에 대해 직격했습니다.
[앵커]
보수 진영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대한 입장도 밝혔나요?
[기자]
네 2차 경선에 오른 4명의 후보 가운데 김문수 후보만 처음부터 한 대행과의 단일화를 밝혔었는데요. 최근 홍 후보와 한 후보, 안철수 후보까지 모두 한 대행과의 단일화 문을 열어놓겠다고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오늘 맞수 토론에서도 홍 후보는 "당 후보가 되더라도 단일화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고요.
한 후보는 어제는 똑같은 질문에 세모 표를 했지만 오늘은 동그라미로 단일화 수용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한 후보는 "어차피 이기는 선택을 할 것이고 경선 이후 여러 상황에 대처할 것"이라며 단일화에 수용할 뜻임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허지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