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명 씨가 창원지검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류영주 기자'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29일 검찰에 출석해 "제 사랑하는 아내와 여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오세훈을 잡으러 창원에서 서울까지 왔다"고 말했다.
명씨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세훈 시장 수사와 관련된 꼭지가 20개"라며 "기소될 사항이 20개다. 아직 10%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날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수사팀은 그간 명씨의 구속 중 상황과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창원에서 조사해왔지만, 보석 이후 처음으로 명씨를 서울로 불렀다.
명씨는 오 시장과의 만남 횟수에 대해선 "정확하게 증인과 증거가 있는 것은 7번 이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에게 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할 언론사를 연결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는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여부에 대한 질문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추천했고 그것이 이뤄졌으면 공천개입이고 이뤄지지 않았으면 공천개입 아닐 것"이라며 "어차피 검찰에서 많이 압수수색을 했고 참고인도 불렀으니 검찰이 판단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가 김상민 전 검사의 공천에 개입한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검사가 아니라 말씀을 못드리겠다"면서도 "여사가 '조국 수사 때 김상민 검사가 고생을 많이 했다. 챙겨줘라'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 김영선 의원한테 '이번에는 참고 공기업이나 장관직으로 가는게 좋지 않겠느냐' 의견 타진을 했다"고 설명했다.
명씨는 "영부인께서 그렇게 직접 전화를 하면 '예 알겠습니다'라고 하지 않겠냐"며 "여야를 넘어서 영부인이 (집권) 2년차에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부탁을 했을 때 그걸 거절하는 사람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서는 "저한테 오신 분들은 다 제 고객이었고 싫은 소리도 많이 했다"며 "기분 나쁘다고 국회에 헬기 계속 띄우면 되겠나. 윤 전 대통령과김 여사에 대해서는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여기서 밝힐 내용은 아니다. 제 앞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안하셨기 때문에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오 시장 관련 미공표 여론조사를 13회 진행했고, 해당 비용 3300만원을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대납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 측은 비용 대납 의혹은 사실무근이고, 명씨는 상대할 가치가 없는 인물이라 생각해 끊어냈다고 반박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