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다음 주면 1700회를 맞이합니다.
햇수로는 자그마치 34년 동안 이어져 온 건데요.
종교시민사회는 "최근 극우 세력들의 피해자 모독과 역사 부정 시도가 도를 넘어섰다"며 신속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1700회를 앞두고 있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지난 1992년 교회 여성들의 주도로 시작된 수요시위는 당시 우리 정부조차 나서지 않았던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며 국제적인 여성인권평화운동으로 확장돼왔습니다.
하지만 30여 년이 지난 지금, 역사정의 회복과 피해자들과의 연대의 장이었던 수요시위는 극우단체들의 방해 집회로 위협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조롱과 평화의 소녀상 테러, 허위사실 유포 등 역사 왜곡·부정 시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겁니다.
[이나영 이사장 / 정의기억연대]
"(수요시위 현장에서) 확성기를 대고 '사기꾼', '거짓말쟁이', '일본군 성노예제의 피해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 갔다' 등의 모욕적 발언을 일삼아 왔습니다. 전국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가 '철거'가 적힌 마스크와 비닐봉지를 씌우는 등 이른바 '소녀상 챌린지'를 감행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극우 언론에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자택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현장 옆에서 반대 시위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들은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증언에도 불구하고 지연된 역사 정의는 심각한 역사 왜곡과 피해자 2차 가해를 불러오고 있다"며 "피해자의 존엄과 인권을 짓밟는 폭력이 더 이상 묵인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현행법엔 피해자 2차 가해나 역사 왜곡 행위에 대한 별도의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단 겁니다
특히, "피해자들 평균 연령이 97세에 달하는 데다 많은 경우 유가족도 없어 고소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법 개정 없이는 극우 단체들의 모욕 행위를 제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종교시민사회는 "윤석열 정부가 대일 굴종 외교를 반복하고, 친일적 역사 인식을 가진 뉴라이트 인사들을 대거 등용함으로써 극우 세력들이 자리를 잡았다"며 "이젠 피해자 보호와 역사 정의를 위해 국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상희 부회장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피해자 명예훼손은) 개인들의 일탈 행위를 넘어서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과 왜곡은 단순히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의견 차이가 아닙니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다시 입히는 2차 가해이고, 그분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거짓으로 만들고, 고통스러운 삶 자체를 부정하는 반인권적 행위입니다."
종교시민사회는 "고령의 생존 피해자가 7명만 남아, 법 개정을 한시도 지체해서는 안된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은 단순한 법 개정을 넘어, 우리 역사의 아픔을 마주하고 인권과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시대적 요청"이라고 강조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