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주택거래 증가의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4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 말보다 4조8천억원 늘어난 1150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이 3월(+1조6천억원)보다는 3조2천억원이나 많고, 지난해 9월(+5조6천억원) 이후 가장 컸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지난 2월 '토허제' 해제에 따른 여파가 시차를 두고 대출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13조9천억원)은 3조7천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5조3천억원)은 1조원이 각각 증가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2~3월 주택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 4월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본격적으로 나타났고, 1분기 상여금 유입 효과 등이 없어지면서 신용대출도 늘어 전체 가계대출이 4월 상당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주택 거래와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이달까지는 가계대출이 상당 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박팀장은 "3월 주택 거래가 많았기 때문에, 2~3개월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5월 가계대출에 많이 반영될 것"이라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선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금융 당국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3월 하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시행되면서 서울 주택시장이 다소 진정된 만큼 가계대출도 점차 진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 대출은 14조4천억원(잔액 1338조7천억원) 급증했다.같은 4월 기준으로 보면, 2020년 4월(+27조9천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 증가다.
은행이 기업 대출 재개에 나선 데다 4월 배당금 지급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 계절적 수요가 겹친 영향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6조7천억원, 7조6천억원 불었다.
그러나 기업 대출 수요 면에서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대규모 투자자금 수요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수신(예금)은 지난달 예금은행에서 25조9천억원(잔액 2412조5천억원) 빠져나갔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부가세 납부와 배당금 지급을 위한 기업 자금 유출 등으로 36조8천억원 급감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24조1천억원)를 중심으로 38조5천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