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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피고인 출당이 그리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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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사태로 인해 치러지는 6.3 대통령 선거운동이 한창이지만,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피고인은 불구속 상태에서 자유롭게 지인과 만나 식사를 하고, '개 산책'을 시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그의 지시를 받은 군인들은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내란 수괴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그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건 얼마전까지 여당이었던 국민의힘과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의 윤석열 피고인에 대한 태도입니다.

대선후보 경선에서 김문수 후보와 최종 결승에 올랐던 한동훈 전 대표는 김 후보에게 세가지 요구를 했습니다. 계엄과 탄핵반대에 대해 국민께 사과할것,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단호히 절연할 것, 한덕수 총리와의 즉각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당선된데 대해 사과할 것 등 입니다.

 한 전 대표는 이른바 '윤건희' 부부와 단호히 절연하지 않으면, 대선기간 내내 윤 전 대통령 부부 옹호해 주다가 선거 끝날 것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계속 휘둘리게 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따라서 '출당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렇지만 김문수 후보는 여전히 윤석열 출당이나 탈당요구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김문수 후보는 13일 대구에서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 이런 것을 가지고 면책될 수가 없고, 그렇게 하는 것은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에 대하서도 "현재로서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14일에도 "(윤 전)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는 게 옳다"면서, "어떻게 하실지는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문수 후보의 입장은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탈당해주면 고맙겠지만, 당이나 후보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출당조치를 하거나 탈당을 요구할 생각이 없다는 걸 내비친 걸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도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 출당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후보의 뜻, 시민들의 생각을 존중한다.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정치고 김문수식 민주주의라 생각한다"며 애매한 답변을 했습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계엄을 일으키고 탄핵을 당해도 윤리위의 징계절차 개시 및 진행도 제대로 안하고 제발 탈당해달라고 읍소하느라 시간보내고 있는 국민의힘이 법치를 논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국민의힘에서 당 대표인 자신에 대해 수사 종결도 안 됐고, 기소도 안 이뤄진 상태에서 대표직에서 잘리고 6개월 당원권 정지와 '양두구육' 발언으로 당원권 정지 1년을 추가한 전례를 들어 꼬집은 겁니다.

정옥임 전 한나라당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윤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서 굉장히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대선이 20여 일밖에 안 남은 상태에서 보폭을 남들이 생각하는 건 2배, 3배로 해도 지금 시원치 않을 판에 이렇게 잔잔바리로 그 비대위원장 젊은 사람 한 사람 뽑아가지고선 계엄과 관련해가지고선 한마디 하고 이렇게 해가지고는 어림도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계엄 관련 사과로 그칠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출당조치 해야 한다는 걸 주문한 겁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내부는 여전히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피고인을 감싸는 기류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이 13일 부산 선대위 발족식에서 김문수 후보가 계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한 걸 언급하면서 "이 말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비상계엄을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금 당장 출당 제명 시키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하자 장내가 웅성거리며 막말과 항의의 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조 의원은 당이 환골탈태 해야 대선에서 희망이 보일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참석자들은 거친 언사로 조 의원을 공격한 겁니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강제 출당시킨 역사가 있습니다. 2017년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에 실시된 대선과정에서는 출당을 하지 않았지만, 대선에서 패배한 뒤 그해  10월 '탈당권유' 징계를 내렸고, 이에 응하지 않자 11월 3일 파면된지 8개월 만에 제명 결정으로 강제 출당시켰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내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 범죄입니다. 윤석열 피고인이 받고 있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법정형이 사형 아니면 무기 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듯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피고인을 출당부터 시키는 것이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일 겁니다. 김문수 후보의 말대로 윤 전 대통령의 내란에 대해 국민의힘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출당도 못시키고 탈당요구조차 못한다면 스스로 '내란정당'임을 인정하는 것과 다를바 없을 겁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경남 밀양시 중앙로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밀양=황진환 기자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4일 오후 경남 밀양시 중앙로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밀양=황진환 기자
김문수 후보는 두 차례 계엄에 대해 사과하는 발언을 했지만,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피고인과의 관계 단절을 외면하면서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 받고 있습니다. 오히려 내란을 옹호하고 극우세력과 연결된 석동현 변호사를 대선 캠프에 중용하면서 역행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을 노동부 장관으로 발탁한 윤석열 피고인에 대한 도리는 중요하게 여기면서, 국민에 대한 도리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김 후보가 무슨 염치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김 후보는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한동훈 전 대표가 요구한 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단호히 절연하고 출당조치 하는 모습부터 보이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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