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에 대해 "제명했어야 했다"며 "정치적 전술이다. '나가 주십시오'라고 부탁하니 국민의힘의 승리를 바라면서 '잠깐 나가 있겠다, 응원한다' 하는데 그럴 거면 뭐하러 탈당하느냐"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조선대 e스포츠 경기장에서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에 대해 명확하게 잘못이라고 석고대죄하지 않고, 적당히 미봉책으로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그는 페이스북에 "지난 2월 16일에 100일 안에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후보가 윤석열을 부정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조짐이 시작되었다"며 "이제 대국민 석고대죄도 시작할 때가 되었다"고 썼다. 그리고 실제로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이 탈당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그 말을 미리 했던 이유는 그게 진심이란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정치 전술상 그런 태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라며 "국민들을 배신하고 국민주권에 어긋나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는 꼭 큰절을 하면서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계속해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매년, 특히 선거 임박해서는 수록을 이야기했는데 행동은 달랐다. 이번엔 그러지 않길 바란다"며 "광주 5.18 정신은 광주라고 하는 지역 정신이 아니라 국민주권의 정신이라고 생각해 주시고, 헌법 전문에 꼭 게재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하와이 특사단'을 추진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설득하러 가는 데 대해서도 "잘 되길 바라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보수의 가치를 헌신짝처럼 팽개쳤기 때문에, 지금의 그런 마인드와 태도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유세엔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과 함께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까지 등장해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보수 정당을 참칭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수 정당이기보다는 수구 기득권 이익 집단이었다"며 "그 당 안에서 나름 합리적 보수의 입장 갖고 보수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정치인들이 더 이상 안에서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중도보수적 가치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가능한 많은 분들을 대통합 차원에서 함께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e스포츠 경기장에서 격투 게임 대회 'EVO 재팬 2025' 우승자인 배재민 프로게이머, e스포츠 게임단 브리온의 박정석 단장 등과 'K콘텐츠·e스포츠 레벨 업'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게임 산업 육성 의지를 밝혔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직접 해 보며 방법을 배우다 두 손을 들고 "포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서 게임 관련 인사들의 의견을 듣고는 "우리가 게임 산업이 매우 앞서고 있었는데 보수 정부에서 무지막지하게 탄압하다시피 해서 많이 위축됐다"며 "잠재력 있는 산업 영역이라고 본다. e스포츠도 스포츠이기도 하고 문화 산업이기도 하니 콘텐츠나 시설, 선수 양성 등 잠재 시장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는 "게임 산업에 대해 악성 선입견이 있는 것 같다"며 "과거 생각에 젖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게임 산업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중국에 역전을 당했다. 지금부터라도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