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 자료사진전설적인 밴드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생전 친구의 아내와의 관계로 사생아 딸을 두었고, 그녀와 생의 마지막까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이 새로운 전기를 통해 드러났다.
23일 가디언과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작가 레슬리 앤 존스가 올해 출간 예정인 프레디 머큐리에 관한 전기 '러브, 프레디(Love, Freddie)'를 통해 머큐리 사망 33년 만에, 생전 그와 15년을 함께 보낸 친딸이 입을 열었다.
머큐리의 딸로 알려진 이 여성은 현재 유럽에 거주 중인 48세의 의료 전문가로, 신분 보호를 이유로 익명을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머큐리로부터 받은 17권에 이르는 육필 일기를 레슬리앤 존스에게 제공해 머큐리의 사적인 기억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귀중한 자료들이 이번 책의 핵심을 이룬다.
그녀는 책에 수록된 손글씨 편지에서 "프레디 머큐리는 나의 아버지였고 지금도 그렇다"며 "나는 태어난 순간부터 그의 삶의 마지막 15년 동안 그와 매우 가깝고 사랑 가득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나를 아꼈고 소중히 여겼다. 출생의 배경이 다소 충격적일지라도 그의 사랑과 헌신에는 결코 흔들림이 없었다"고 썼다.
책에 따르면 그녀는 1976년 머큐리가 절친한 친구의 아내와 잠시 관계를 가졌을 때 잉태됐다. 가톨릭 신자였던 친모는 낙태를 고려하지 않았고 남편은 아이를 친딸처럼 키우기로 동의했다. 이후 세 사람은 비밀을 공유한 채 함께 그녀를 양육했고, 머큐리는 투어 중에도 사생아였지만 매일 딸과 통화할 만큼 헌신적인 아버지였다고 한다. 머큐리는 딸의 집에 자신의 방까지 따로 마련해 정기적으로 찾아갔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이 비밀은 머큐리의 가족, 밴드 멤버, 연인 메리 오스틴 등 극소수만이 알고 있었다. 머큐리는 딸에게 유산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별도의 법적 계약을 통해 지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녀는 30년 가까이 침묵을 지켜온 이유에 대해 "이제는 프레디의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줘야 할 때"라며 "지금껏 왜곡되고 추측에 둘러싸인 이야기 대신, 아버지가 남긴 진짜 기록을 바탕으로 그를 있는 그대로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전기 작가 존스는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며 "하지만 그녀가 수년간 요구 없이 조용히 자료를 제공하며 함께 작업해왔고, 그 일기장과 증언은 누가 조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어떤 금전적 요구도 하지 않았으며 오직 진실을 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이민자였던 머큐리(본명 파로크 불사라)는 1970년대 로컬 밴드의 보컬 리더를 시작해 90년대까지 록밴드 전성시대를 구가하며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명성을 날렸다. 대표곡으로 그와 밴드 '퀸(Queen)'을 세계에 각인시킨 '보헤미안 랩소디' , '위 아 더 챔피언' 등이 있다. 1991년 11월 에이즈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마지막 일기장은 같은 해 7월 31일자로 기록돼 있다. 2018년 그의 신화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성공으로 다시 한 번 머큐리 신드롬이 세계를 강타했다.
그가 남긴 가장 은밀한 유산인 육필 일기가 유일한 딸의 손을 통해 세상에 다시 '러브, 프레디'로 돌아온다. 그의 전기는 올해 하반기 공식 출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