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이 31일 막을 내린다. MADEX는 2001년부터 격년제로 열려 온 국내 유일 해양 방산 전문 전시회로, 해양 방위 기술과 장비를 선보이는 국제 행사다.
13회째인 올해 행사에는 14개 나라 200여 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해 700개 부스를 운영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됐다. 또, 모하마드 알 가리비 사우디아라비아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외국 해군 장성 수십 명이 행사장을 찾고 바이어 1만여 명이 몰리는 등 국제 무대에서 갈수록 높아지는 'K-방산'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19년 25억 달러에 그쳤던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5억 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023년 135억 달러로 주춤하더니 지난해는 95억 달러의 부진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는 방산 수출이 올해 크게 반등해 200억 달러 넘어 24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 3일 대선을 코앞에 두고 치열한 막판 유세전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우리나라 성장을 주도하는 전략산업의 하나로 이미 자리를 굳힌 'K-방산' 적극 지원을 다짐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우리나라를 '글로벌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고 한목소리를 내 눈길을 끈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4년 연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세계 무기 수출 시장은 미국이 점유율 42%로 절대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프랑스와 러시아가 각각 11% 점유율로 미국과 더불어 3강을 형성했다. 이어 중국(5.8%)과 독일(5.6%), 이탈리아(4.3%), 영국(3.7%), 스페인(2.7%), 이스라엘(2.4%) 그리고 우리나라(2.0%)가 점유율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무기 수출 시장 점유율 1위 미국 42%…한국은 2%로 10위
우리나라가 중국과 독일 등을 제치고 4위로 도약하기가 만만치 않은 현실인데,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방산 수출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를 정례화하겠다는 것이다.
내란 사태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도 '2027년까지 세계 4위 방산 강국 도약'을 부르짖으며 민관군이 함께하는 '방산수출전략회의'를 열었으나 직접 회의 주재는 취임 첫해인 2022년 11월과 이듬해 12월 두 차례뿐이었고, 이후에는 국가안보실 2차장이 주재하는 '방산수출전력평가회의'가 관련 논의를 이끌었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국가안보실에 속한 '방위산업담당관' 직위도 경제수석실로 이관한다는 계획이다. R&D 투자 세액 감면 및 정책 펀드 확대 등 방산 수출 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방위산업담당관을 국가안보실보다는 경제수석실에 두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이 후보는 국방 R&D 투자 확대로 국방 AI 첨단 기술 기반을 구축하고, 방위산업 생태계 변화에 대응토록 방위사업청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실에 '방위사업비서관'을 신설해 K-방산 수출 전략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권역별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국방무관과 방산협력관 파견을 확대할 예정이다.
金 "한미 조선업 동맹 강화"…李 "글로벌 수주 전담팀 구성"
김문수 후보는 방산 생태계 강화 및 MRO(유지·보수·정비) 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민관군 통합형 MRO 체계를 구축하고 대기업과 중견 및 중소 기업이 상생하는 방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첨단 기술 및 핵심 부품 중점 투자'와 '도전적 국방과학기술 R&D 제도화'를 핵심으로 하는 '혁신적 국방과학기술 R&D 확대' 계획도 제시했다.
한편, 미국과 통상 협상에서 우리나라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 중 하나로 꼽히는 조선업과 관련해 김문수 후보는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더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양국 협력에 한껏 무게를 실었다. '한미 조선업 동맹'을 강화해 양국 공동 번영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후보는 한미 조선업 동맹을 뜻하는 '코러스(KOR-US)'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김 후보는 우리나라 기술과 인재·인프라 등 연계 협력과 친환경 선박 및 신기술 분야 공동 개발을 확대하고 상선 시장에 공동 대응하는 등 한미 조선업 상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 협력 로드맵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후보는 조선 분야 글로벌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특히 미국 해군 함정 및 해안경비정 신규 건조 및 MRO 수주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미국 의회에서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은 미국 밖 동맹국에서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황을 고려한 공약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조선업 집중 지역인 울산과 경남 맞춤 공약으로 '조선산업의 미래 친환경 사업 전환'과 '스마트 조선 특화단지 조성'을 각각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