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찾은 이재명 "광주 영령이 12·3내란 진압"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광주 일대에서 집중 유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광주는 이재명을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며 "수없이 많은 광주 영령들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일깨워서 12월 3일 군사 쿠데타, 내란을 진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3 내란 사태를 막아낸 시민들과 1980년 신군부의 비상계엄 확대에 저항한 광주 시민들을 등치시켜 '내란 진압'이라는 메시지를 더욱 강조한 셈이다.
이 후보는 17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유세를 하며 "저는 1980년 5월 당시 성남 공단의 노동자였는데, 방송과 신문을 보고 광주에 폭동이 일어났다고 들었다"며 "제 입으로 그 억울한 희생자들을 가해자로 표현하며 비난하다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 머리를 잡아 뜯어야 할 정도였다. 가짜뉴스, 가짜 언론 보도에 속아 억울한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을 제 입으로 비난하면서 요즘 말로 '2차 가해'를 하고 있었다"면서도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한다 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이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러면서 "광주 학살의 참상이, '판검사가 되어서 잘 먹고 잘 살면서 떵떵거려야지' 했던 저 이재명 같은 사람의 생각을 고쳐먹게 했다"며 "올바른 세상을 위해, 국가권력이 남용되지 않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다시 탄생하게 했다. 그게 바로 광주의 위대함"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계속해서 5·18 민주화운동과 12·3 내란 사태에 저항한 시민들을 함께 언급했다. 그는 "광주에서 스러져 간 수없이 많은 광주 영령들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일깨워서, 12월 3일 군사 쿠데타, 내란을 진압하지 않았겠나"라며 "광주는 여전히 살아 있는 지금의 역사이고, 오늘의 이 자리가 빛의 혁명으로 광주 5·18 정신이 살아 숨쉬는 역사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앞서 전남 나주 유세에서도 "여러분이 이 나라를 지키고 있다"며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길고 긴 참혹한 군사정권도 수백 명이 억울하게 죽어갔지만 결국 5·18 민주화운동으로 끝장냈다"며 "촛불 혁명에 이어 빛의 혁명으로 이 폭력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정권을 끝장낸 것도 결국 호남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세엔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뿐만 아니라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까지 등장해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이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못다한 꿈을 이룰 사람이라고 믿는다"며 "반칙과 꼼수가 난무했던 한국 시장을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들어서 차기 정부 임기 내 코스피 5천을 돌파할 사람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광주 유세에 앞서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 5월 광주정신으로 빛의 혁명을 완수하겠습니다"고 적었다. 이날 저녁에는 금남로에서 열리는 5·18 전야제에도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