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제단에 분향·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6·3 조기대선을 하루 앞둔 2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검은 정장 차림에 동백꽃 배지를 달고 제주 제주시 명림로에 위치한 4·3 평화공원을 찾았다. 김 후보는 무명신위 위패 앞에서 묵념을 진행하고 방명록에 "4.3 희생자의 넋을 기립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를 마친 김 후보는 "4·3은 우리 대한민국을 건국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아픈 일이고,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이 많은 민족적 비극이자 건국의 비극"이라며 "제주가 이 아픔을 딛고 평화의 도시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4·3을 폭동으로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 없이 자리를 떠났다.
현장에서는 '4·3 망언', '4·3 왜곡', '사죄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든 일부 시민으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 참배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한 시민은 "청문회에서 빨갱이 공산당 집단이라고 해놓고 어디 와서 참배하느냐"며 "우리 유족 가슴에 대못을 박고 어디 와서 참배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유족은 김 후보에게 말을 걸며 4·3 당시의 고통을 전했지만, 김 후보는 별다른 응답 없이 현장을 떠났다. 한 유족은 "죽은 자한테 사과 한마디 못하느냐"며 "산 자한테 사과하라는 게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 후보는 지난해 8월 26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당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4·3 폭동은 명백하게 남로당에 의한 폭동"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 3·1절 기념식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1954년까지 이어진 국가 폭력으로, 민간인 약 3만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