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 담장에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벽보가 부착돼 있다. 선거벽보는 이날부터 전국 8만2900여 곳에 첩부된다. 류영주 기자6·3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3 내란사태로 시작된 조기 대선인 만큼 내란을 종식할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부터 청렴하고 일 잘 하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반응, 이제는 젊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직장인, 공무원, 자영업자 등 유권자들은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내란 종식과 불평등 해소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했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정치성향을 떠나서 계엄 선포는 역사에 남을 위험하고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라며 "하지만 반성은커녕 찬동하는 세력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인지 이번 대선에선 공약을 볼 틈은 없었던 것 같고, 내란 종식을 강조하는 이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정모(69)씨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소외계층을 챙길 수 있는 후보는 이 후보가 유일하다"며 "다른 후보와 비교해 정책도 풍부하고 현재 국가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이 후보가 내세운 '4.5일제'에 호응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공무원 이모(35)씨는 "실제로 4.5일제가 시행될지는 모르겠지만 육아를 하는 입장에서는 공약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뽑아야 침체된 경기를 살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경계하는 유권자들 역시 김 후보가 정부를 이끌 적임자라고 했다.
카페를 운영중인 김모(39)씨는 "현재 경기침체로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든데다 가계부채도 역대 최고라고 한다"며 "그런데 1인당 25만원을 지원하겠다는 이 후보의 방식으로는 나라 빚만 늘어나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김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했던 신도시 개발과 GTX 확대 등만 봐도 행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박모(35)씨는 김 후보의 청년 정책에 공감했다. 박씨는 "예비 신혼부부 입장에서는 주거 마련이 가장 큰 걱정인데, 김 후보의 333 주택정책을 볼 때 나도 지원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크게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변호사 김모(41)씨는 "우리는 이 후보가 자신의 형사 처벌을 막기 위해 대법원의 인적 구성을 바꾸려 하고,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더욱 견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개헌 저지선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 김 후보를 뽑으려고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젊은 유권자는 이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같은 젊은 정치인이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모(27)씨는 "지금까지 정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계엄 사태 이후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번 대선 토론회를 보면서 이준석 후보의 소신이 뚜렷하고 자신의 지향점도 명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아서 투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45)씨는 좌우로 나눠진 정치 지형에 피로감을 느낀다며 이제는 중도보수 성향의 이 후보가 힘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씨는 "좌우로만 나눠진 우리나라 정치 프레임 싸움이 이제는 깨졌으면 좋겠다"라며 "이준석이라는 젊은 대권주자의 지지율이 더 올라서 앞으로 정치판에 시사하는 바가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21대 대선은 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 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유권자들은 주민등록지에서만 투표가 가능하며, 투표 시에는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증 등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지난달 29~30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은 37.4%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