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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아니라니까요" 층간소음 갈등…'84제곱미터'의 감옥[왓더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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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모든 작품은 저마다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공개된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추천작부터 숨은 명작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편에선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84제곱미터'를 리뷰합니다.

[영화 리뷰]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아파트 통해 드러난 이웃들의 '욕심'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를 연출한 김태준 감독은 작품 제목에 대해 아파트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2평 면적을 의미한 것으로, 대한민국 부동산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를 연출한 김태준 감독은 작품 제목에 대해 아파트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32평 면적을 의미한 것으로, 대한민국 부동산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3만 3027건'

지난해 층간소음 문제로 접수된 전화 상담 건수다. 20일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매년 3만 건 이상의 전화 상담이 이어졌으며, 지난 2021년에는 4만 6596건에 달했다.

층간소음은 이미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이웃 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흉기를 휘두르거나 방화로 이어지는 등 강력범죄로까지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는 이러한 현실을 기반으로 아파트 내에서 벌어지는 층간소음을 둘러싼 이웃 간의 갈등을 다룬다.

극 중 노우성(강하늘)은 신용대출은 물론 어머니(강애심) 마늘밭까지 팔아 끌어모은 '영끌' 끝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청년 직장인이다. 행복도 잠시, 그는 대출 상환에 허덕이며 예상치 못한 층간소음 문제에 시달리게 된다.

그는 퇴근 후에도 배달 아르바이트를 이어가지만, 집에 돌아오면 문 앞에는 아랫층 이웃이 남긴 쪽지만이 남아있다.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을 못 합니다. 조용히 좀 부탁드려요.'

작품을 연출한 김태준 감독은 소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층간소음을 사실적으로 담고 싶었다"며 "듣기 싫은 소리이기 때문에 과하게 표현하면 몰입을 방해할 거 같아서 영화적인 사운드를 찾으려고 후반부까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작품을 연출한 김태준 감독은 소리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층간소음을 사실적으로 담고 싶었다"며 "듣기 싫은 소리이기 때문에 과하게 표현하면 몰입을 방해할 거 같아서 영화적인 사운드를 찾으려고 후반부까지 고민했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노우성은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위층 이웃인 영진호(서현우)를 찾아가지만, 날카로운 분위기에 압도당하며 결국 펜트하우스에 사는 아파트 입주민 대표 은화(염혜란)까지 만나게 된다. 은화는 GTX 개통을 앞둔 시기인 만큼 집값을 위해 조용히 넘기자며 노우성을 설득한 뒤 돌려보낸다.

그런데도 원인 모를 층간소음은 계속된다.

"나 진짜 아니라고요, 우리집 아니라고요."

한계에 다다른 노우성은 끝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며 작전 세력이 개입한 '코인'을 매수하기에 이른다. 코인 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그는 극심한 층간소음에 시달린다.

믹서기, 헬스 기구, 피아노 등 일상 속 소음은 불안한 노우성의 내면을 파고들기 시작하고, 계속되는 층간소음은 결국 그의 이성의 벽마저 와르르 무너뜨린다. 여기에 노우성이 소음의 범인으로 몰리면서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아파트 통해 드러난 이웃들의 '욕심'

영화 '84제곱미터'. 넷플릭스 제공영화 '84제곱미터'. 넷플릭스 제공
'84제곱미터' 속 인물들은 아파트라는 공간을 통해 자신의 욕심을 드러낸다.

노우성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경찰서에서도 처절한 싸움을 벌이며 극한의 상황에 직면한다. 전직 검사 출신인 은화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를 늘리려고 하고, 수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영진호는 뚜렷한 '목적'을 지니며 진실을 쫓는다. 이 외에도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 역시 자신의 '이익'만을 바라본다.

집 내부는 인물마다 사뭇 다르다. 노우성의 집 내부는 과자 부스러기와 소주병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고, 거실 커튼을 통과한 빛은 바닥에 창살 같은 그림자를 드리워 마치 서울살이의 '감옥'을 연상케 한다.

반면 은화의 집 내부는 고급스럽지만 높고 긴 복도 탓에 차갑고 위화감이 느껴진다. 영진호의 집은 어두운 조명과 헬스 기구가 놓인 구조로 무언가 짓누르는 듯한 중압감을 자아낸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공간은 오히려 노우성의 아랫집이다.

좌측부터 노우성, 은화, 영진호의 집. 넷플릭스 제공좌측부터 노우성, 은화, 영진호의 집. 넷플릭스 제공
김태준 감독은 "노우성의 집은 특수 커튼을 사용해 감옥처럼 연출했고, 은화의 집은 유일하게 84제곱미터가 아닌 공간이라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진호의 집은 주인공을 짓누르는 느낌을 의도했다"고 밝혔다.

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진호의 서사가 다소 어수선하게 전개되며 인물의 동기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데도 빠른 전개와 극으로 치닫는 상황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몰입도를 높인다. 작품은 아파트라는 공간을 통해 '영끌' 청년과 '이익'을 취하려는 또 다른 이들의 모습이 드러나며 한국 사회의 욕망과 현실을 꼬집는다. 동시에 층간소음의 원인이 과연 '사람'에게만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진호는 노우성에게 묻는다.

"왜 사람들이 몇억씩 주고 사는 집에서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서로 원망하고 저주하고 죽이고 왜 그러는 걸까. 왜 똑바로 안 지을까."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김태준 감독 연출. 강하늘·염혜란·서현우, 1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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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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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GLE십섭열2025-07-21 17:00:43신고

    추천1비추천0

    세상 사회문제는 다 등장시켜서 감독은 대체 뭘 말하고 싶은지....
    난잡하기 그지없다... 영화적 허용이라고 하기엔 어처구니없는 억까가 주인공한테 몰아치는데...
    나의 소중한 두시간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