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한 한국 대표 배우 윤여정이 영화를 찍으며 느낀 소회를 솔직하게 전했다.
'음식남녀' '센스, 센서빌리티'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등으로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거장 이안 감독의 동명 영화이자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수상작을 리메이크한 '결혼 피로연'은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 눈치 100단 K-할머니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예측 불가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앤드루 안 감독은 "한 사람이자 한 영화인으로서 1993년 이안 감독의 영화를 보고 큰 영향을 받았다"며 "결혼과 아빠가 되는 것에 관해 생각하고 있는 지금, 희망과 들뜬 마음과 불안, 긴장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고민하며 만든 작품"이라고 연출 배경을 전했다.
'결혼 피로연'은 부산에 앞서 제41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선을 보인 후 아마존 MGM 프로듀서상(픽션)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해외 유수 매체들은 "새로운 가족의 형태는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강한 힘이 있다"(인디펜던트) "모두가 온전한 사랑으로 가득한 삶을 살 자격이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인세션 필름) 등 호평을 전했다.
또한 영화에서 K-할머니 자영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을 향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윤여정의 연기. 스크린을 장악하는 존재감"(버라이어티) "K-할머니를 빛나게 하는 윤여정의 연기" (뉴욕타임스) 등 극찬이 쏟아졌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과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앤드루 안 감독, 윤여정, 한기찬. 연합뉴스'미나리' '파친코' 이후 다시금 할리우드 영화로 돌아온 윤여정은 자영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내가 부모로서 경험한 것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윤여정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첫째 아들이 커밍아웃한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직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으로 왔다"며 "고국에서는 (이 사실을 밝혔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아직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들은 내게 책을 던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한국이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상관없이 사람은 누구나 다 평등하다"며 "한국 사람들은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보수적인 나라"라고 지적하며 "이성애자, 동성애자, 아시안, 흑인 등으로 나누고 꼬리표를 붙이는 걸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누구나 다 모든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