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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수록 손해' 인천공항 면세점…신세계도 결국 발 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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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임대료 부담, 신세계도 철수 가능성 커져
롯데·중국 CDFG 도전 가시화, 새 판 짜기 시작
단체 관광객 회복에도 소비패턴 변화가 변수

연합뉴스연합뉴스
인천공항 면세점 시장이 대전환기에 접어든 모양새다. 최근 호텔신라가 버티다 결국 철수한 데 이어, 신세계면세점마저 임대료 부담 문제로 공항 면세점 운영을 접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호텔신라의 철수, 공항 면세점 '탈출' 신호탄?

 
23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18일 끝내 인천공항 면세점 DF1권역 사업권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1900억 원대 임대보증금 위약금 부담을 안으면서도 6개월 후 완전 철수를 택한 것이다.

호텔신라는 지난 2023년 공항 측과 10년 계약으로 면세 사업을 시작했지만, 임대료 부담과 소비패턴 변화가 겹치면서 월 60억~80억 원대 적자가 쌓였고, 법원 강제조정(임대료 25% 인하 권고)마저 공항 측이 거부하자 '버티기' 전략을 접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단순한 사업 철수가 아닌, 공항 면세점 업계의 구조적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 '공항 면세점=안정적 황금알'이라는 공식이 사실상 무너진 것을 공식 의미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승객 수가 회복됐지만 정작 이들의 면세점 구매 비율이 낮아지면서 면세점에게는 독이 됐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이 공항에 내는 임대료는 월 300억 원대에 이르러 연간 3600억 원, 계약 잔여기간 8년을 합치면 2조8천억~3조 원 수준이다. 매출과 무관하게 '공항 이용객 수'에 따라 산정되는 임대료 구조는 과거 단체 관광객·중국인 쇼핑객이 몰렸던 시기에는 유리했지만, 현재는 고환율·중국 하이난 면세섬·온라인 최저가 쇼핑 확산·개인여행자 증가 등으로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고민 깊어지는 신세계…중국 자본은 빈틈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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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시선은 이제 신세계면세점으로 향한다. 호텔신라가 빠진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신세계와 협상해 임대료를 깎아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항 측도 지금까지 '공개입찰 신뢰·형평성 유지'를 논리로 임대료 인하를 거부해왔다.

결국 신세계면세점도 본안 소송으로 장기전을 준비할지, 아니면 철수 후 손실 축소를 선택할지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 중론은 향후 면세업황의 회복 가능성 등을 감안했을 때, 신세계면세점 역시 임대료가 비싼 공항 면세점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이 떠난 빈자리를 두고는 새로운 게임이 벌어진다. 2023년 입찰에 도전했던 중국국영면세기업 CDFG(China Duty Free Group)가 막강한 자금력과 중국인 고객 유치력으로 재입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CDFG가 한국 공항 면세점에 본격 진출하면 K-면세산업의 지형과 브랜드 유통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
 
동시에 롯데면세점의 복귀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대폭 인하될 경우, 이들 '빅 플레이어'가 저렴한 가격으로 핵심 구역을 차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와 신세계가 25% 정도의 임대료 인하를 요구한 만큼, 실제 입찰가는 지금보다 최소 30%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내 면세점·관광 패턴 변화, 산업 재편 가속

 
호텔신라와 신세계면세점 모두 향후 시내 면세점 강화 전략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서울·부산 등지 시내 면세점은 온라인 채널과 결합해 외국인 고객을 직접 타깃팅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오는 29일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더 늘어날 예정이지만, 이들이 과거처럼 대형 공항 면세점에서 상품을 일괄 구매할 가능성은 낮다. 대신 개별 매장·온라인 쇼핑·체험 소비에 집중하는, 오늘날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과 비슷한 소비 패턴을 보일 거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면세점이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여행·문화·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한 '복합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가격 경쟁으로는 더 이상 외국인 지갑을 열 수 없다"며 "데이터 기반 타깃팅·온라인 플랫폼·맞춤형 특화 매장 등 '판 갈이' 수준의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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