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저수율 60%를 회복한 강릉 오봉저수지. 전영래 기자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강원 강릉시에 선포됐던 '재난사태'가 최근 내린 잇단 단비와 시민들의 절수 동참 등으로 지난 22일 오후 6시를 기해 해제됐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물 부족 사태가 일단락되자 지역사회는 일제히 환호하며 조속한 일상 회복을 바라고 있다.
최종봉 강릉시번영회장은 "역대급 가뭄을 함께 견디며 협조해 준 시민들과, 전국 각지에서 달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비가 제때 내려 재난사태가 해제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가뭄으로 소상공인뿐 아니라 대형 숙박업체까지 피해가 컸고 관광객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특히 추석을 앞두고 사태가 일단란되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강릉시소상공인협회장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전반적으로 많이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져 소비 심리도 위축돼 있었다"며 "재난사태가 해제된 만큼 관광지인 지역의 상경기 회복에도 심혈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겨울철 가뭄 대비 등 물 관련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캠페인 등을 통한 관광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릉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생수를 배부받고 있는 주민들. 전영래 기자
그동안 제한 급수로 불편을 겪으며 절수 운동에 동참한 시민들은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재난사태 해제 소식을 접하자 일제히 환호하면서도 '물 절약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제한 급수는 해제됐지만 언제쯤 가뭄이 해갈될 지 걱정이었는데 재난사태 해제 문자를 받고 정말 너무 기뻤다"며 "시민들 모두가 고생한 만큼 이를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종 지역 커뮤니티 등에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드디어 끝이 났네요", "물의 소중함과 절약 실천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느꼈다", "평범한 일상이 이렇게 행복하다니, 두 번 다시 단수가 되는 일이 없도록 평상시에도 물을 아껴야겠다", "그동안 펑펑쓰던 습관을 반성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물 절약을 계속 실천하겠다" 는 등의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4시 기준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60%(평년 72.4%)로 전날 52.8%보다 7.2%p 올랐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강릉의 가뭄 상황이 안정화된 것으로 보고 지난 8월 30일 선포했던 재난사태를 오후 6시를 기해 해제했다. 재난사태 선포 이후 23일 만이다.
이에 따라 소방청의 국가소방동원령과 환경부의 가뭄 예·경보 단계도 함께 해제돼 강릉지역 가뭄 관리는 평시 관리체계로 전환된다.
강릉시는 23일 오전 강원도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사태 해제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19일 오후 강릉의 한 아파트에 시간대별 제한급수 해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전영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