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성 한 항구에서 하역 중인 수출용 희토류 함유 토양. 홍콩 SCMP 캡처중국의 지난 9월 대미국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량이 전월 대비 29%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이 이번달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단행하기 이전 수치로 중국은 이미 이전부터 대미 희토류 수출량을 줄여온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중국 해관총서(세관) 집계결과를 인용해 지난 9월 대미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량이 420.5톤(t)으로 전달에 비해 28.7% 줄었다고 보도했다. 희토류는 항공·우주, 전기차와 배터리, 로봇, 드론 등 광범위한 산업에서 두루 쓰이는 핵심 소재이다.
중국은 지난 4월 4일 자국에 대한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에 맞서 희토류 17종 가운데 가돌리늄, 디스프로슘, 루테튬, 사마륨, 스칸듐, 이트륨, 테르븀 등 7종의 중(重)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시행했다. 다만, 이후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통해 희토류 수출통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 4월과 5월에는 각각 246톤과 46톤을 기록하며 무역전쟁 이전인 1월(877톤)에 비해 급격하게 줄었던 대미 희토류 수출량은 무역협상 이후인 6월 353톤을 기록하며 급격히 늘어났다. 이후 8월에는 대미 희토류 수출량이 600톤 가까이 늘어났지만 9월 다시 수출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4차례에 걸친 미중 무역협상 결과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을 유지하기로 합의 했지만 미국이 인공지능(AI) 등 첨단 제품에 대한 수출통제를 여전히 유지하거나 오히려 보다 강화하고, 심지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도 대폭 늘리자 그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량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중국은 지난 9일에는 7종의 중희토류에 더해 홀뮴, 어븀, 툴륨, 유로퓸, 이터븀 등 5종의 희토류를 추가로 수출통제 목록에 포함시키는가 하면 희토류 가공기술에 대해서도 수출통제에 들어가며 대미 희토류 수출을 보다 강화했다.
따라서 10월 대미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량은 9월에 비해 더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SCMP는 세계 최대 희토류 자석 공급국인 중국이 그 지배력을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에 100%의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며 재보복을 예고하는가 하면 호주와 희토류 및 핵심 광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달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자리가 희토류를 둘러싼 양측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