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쇼핑몰. 연합뉴스세계 최대 쇼핑 축제인 중국의 광군제(쌍십절)가 마무리됐다. 올해 광군제 매출은 전년에 비해 늘었지만 이는 이벤트 기간을 늘린 덕분으로 광군제 조차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를 크게 자극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중국 데이터 분석 업체 신툰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올해 광군제의 총매출이 1조 7천억위안(약 350조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18% 늘어난 수치이다.
광군제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지난 2009년부터 11월 11일을 '연인이 없는 싱글을 위한 날'이라며, 이날을 전후해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한 것이 발단이 돼 시작한 쇼핑 축제이다.
이후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들까지 가세하며 매출면에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넘어선 세계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중국 경제가 내수 침체에 빠지면서 광군제도 예년과 같은 소비 진작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매년 나오고 있다.
올해 광군제만 해도 매출은 전년 대비 18% 늘었지만, 이는 알리바바 등 참여 업체들이 10월 초부터 광군제 행사에 들어가면서 축제 기간이 사상 최장으로 늘어놨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온라인 스토어 관리 회사인 쿵푸데이터의 조쉬 가드너 대표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하락한 정도"라며 "잠잠하다는 게 이번 광군제 기간의 분위기와 매출을 설명하는 적합한 단어 같다"고 말했다.
매출 증가폭이 둔화되고, 내세울만한 실적도 없자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지난 2022년부터 광군제 기간 거래액 등 구체적인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ING의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 송은 "(중국) 가정의 소비 의욕이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연초부터 정부가 가전제품과 자동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한 것도 광군제 할인 효과가 떨어지게 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