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신곡 '지금 데리러 갈게'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김재환. 웨이크원 제공"저, 이거 어디 가서 써먹어도 될까요?" (일동 폭소)
김재환은 인터뷰 중 한 기자가 말한 '유교 록스타'라는 표현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룹 '워너원'(Wanna One)의 메인 보컬로서 큰 사랑을 받았고, 솔로로서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에 도전했던 김재환은 '어떤 걸 해야 가장 나다울까'를 깊이 고민했다. 기타 치며 부를 수 있는 록 발라드 '지금 데리러 갈게'는 그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지난 20일 오전, 김재환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신곡 '지금 데리러 갈게'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게 아직 낯선 듯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하지가 않아가지고…"라며 질문 내용을 되묻고 종종 생각에 잠기고는 "뇌 정지가 한 번씩 온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으나, 음악 이야기를 할 때는 활기가 가득했다. 신곡 만드는 과정도 "행복"했다고 기억했다.
1년 6개월의 군 복무를 하면서 김재환은 '전역 후 나의 모습'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는 "오랫동안 했던 고민을 해소하고, 가장 저와 잘 어울리는 멋있는 모습으로 컴백하려고 정말 그동안 했던 준비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발라드, 댄스, 알앤비(R&B), 소울 등 여러 가지 장르를 시도했던 김재환이 전역 후 처음 발표하는 '지금 데리러 갈게'는 록 발라드다. 작사와 작곡은 물론 기타 연주에도 참여했다. 드럼, 베이스, 기타, 스트링 등 쓰인 모든 악기를 '리얼 세션'으로 녹음해 풍부하고 입체적인 소리를 담고자 했다. 지친 순간에도 언제나 곁을 지켜주겠다는 사랑과 위로를 가사로 표현했다.
본인 표현을 빌리면 "주변 친구들, 팬분들,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봤을 때 멋있어 보이는 모습,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얘기하는 그런 장르의 음악"이 바로 '지금 데리러 갈게'였다. "가장 나다운 음악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한 김재환은 같이 군 생활을 한 친구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였다.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터였다.
김재환은 신곡 '지금 데리러 갈게'에서 기타를 직접 연주했다. 김재환 공식 트위터
운때도 잘 맞았다. 김재환은 "제가 군악대 출신인데, 순회 연주 때 '기타 치면서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무대 준비해 봐라'라고 하셨다. '아, 이게 주어진 나의 운명인가?' 싶더라"라고 운을 뗐다. 초등학생 때부터 이문세와 김광석,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존 메이어(John Mayer)의 음악을 들었다는 그는 "이런 음악"이 "나의 근본이고 초심이지 않을까" 해서 '지금 데리러 갈게'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솔로 데뷔 후 미니앨범만 일곱 장을 내고, 그보다 더 많은 싱글을 발표하며 왕성하게 활동한 김재환은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재미있었지만 마음에 남는 숙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진짜 '김재환 하면 떠오르는 음악이 뭐지?' 하는 물음표가 던져지더라"라며 "마침 군대에서 되게 깊게, 오랫동안 생각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 고민에 관한 결과가 2막을 새로 시작하는 제 활동 행보인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많은 길 중 '기타를 치며 부르는 록 발라드'를 택한 데에는 이른바 '밴드 붐'이 인 지금의 상황도 영향을 줬을까. 김재환은 "(밴드 사운드가) 지금 트렌드이고, 되게 사람들이 좋아해 줘서 이 장르를 따라가려고 한 건 전혀 없었다"라며 "김재환이랑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고민 끝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팬들이 원한다면 앞으로도 "귀엽게 춤추는 거 당연히 할 수 있는데", 음악적으로는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메인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프로듀스 101' 시즌 2 출연 전까지만 해도 김재환은 항상 기타를 들고나오는 연습생이었다. 록 발라드라는 장르를 "제대로 해 보고" 싶기도 했다.
신곡을 두고 "잘 나온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라고 한 김재환은 점수를 매겨달라는 부탁에 "90점. 10점은 일부러 뺐다. 앞으로 채우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의 저의 앨범이 스스로 기대되는 거 같다. 빨리 작업하고 싶고 음악하는 게 재밌어진 거 같다. 곡 작업하며 제 이야기를 담는 건 조금 부족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온전하게 100% 담을 수 있는 상황인 거 같다"라고 전했다.
'지금 데리러 갈게'는 김재환이 "제대로" 해 보고 싶었던 록 발라드 장르 곡이다. 웨이크원 제공싱글을 낸 건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가 있어서 팬들을 더 오래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던 마음 때문이었다. 김재환은 "앨범 준비하면 또 길어지지 않나. 내가 지금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건 싱글이고. 대신에 그 싱글이 정말 앨범을 만들 때만큼의 그 성의, 정성을 들여서 만들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과거 김재환은 '누나'(NUNA) '개이득'과 같은 곡의 "에너지로 풀어드렸다"라면, 이번 곡을 통해서는 "제 진정성을 담은 이야기로 위로해 드리고 싶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머리로 '이런 단어를 쓸 거야'가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하듯이 가사를 써 내려갔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처음 1~2주 동안은 통 가사가 나오지 않아 애먹었지만 "갑자기 어느 순간"에 "편지 쓰듯이 다다다다다 써 내려가고 있었다"라는 김재환. "멜로디랑 가사가 너무 잘 붙은" 것 같아서 좋다고 고백했다. 김재환은 "형님 작업실이 강 쪽에 있어서 강을 보면서 곡 멜로디를 작업해서 너무 행복했다. 그 행복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거 같다. 너무 편안했고 (노래도) 뭔가 말하듯이, 속삭이듯이 전해지길 바랐다"라고 전했다.
김재환은 "후렴 같은 부분은 뭔가 확 꽂히게, 속된 말로 '야마 있다'라고 하는데 '야마 있는' 후렴을 만들고 싶었다. 멜로디랑 가사가 너무 잘 나와준 것 같다. 편곡적인 부분과도 잘 맞아떨어지게 나와서 너무 좋고, 제목 '지금 데리러 갈게'라는 키워드도 딱 적재적소에 나와줘서 임팩트도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음원에 들어갈 기타를 직접 연주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김재환은 "제가 대학 입시를 기타로 준비했다. (기타와) 가족같이 친하다"라면서도 "제가 사실 노래가 주(main)다 보니까 업계 세션 분들만큼 치진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싱어송라이터로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플레이는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재환은 신곡 '지금 데리러 갈게'에 100점 만점 중 90점을 줬다. 웨이크원 제공
연습은 매일 아침 한다. 기본기 다지기에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를 쓴다. 메트로놈 속도를 60~120으로 맞춘 후 손 스케일을 다 다르게 하고, 왼손 오른손 밸런스도 고려해 연습한다. 김재환은 "실용음악과를 나오다 보니까 현업 세션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레슨도 받고 저도 똑같이 연습하고 영상도 찾아본다. 웨이트하듯이, 운동하듯이 하는 거 같다. 아무래도 록 스타가 되려면"이라며 웃었다.
'록 스타'가 되기 위해 또 어떤 노력을 하는지 물었더니, 김재환은 "기타 연습을 무조건 해야 하고 고음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 한 곡 하고 끝나는 고음이 아니라 풀 라이브로 22곡을 채울 수 있는 발성 연습을 한다. 록이라고 하면 소리 지르는 거, 샤우팅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 저는 그래도 목을 좀 아끼며 오랫동안 하고 싶어서 발성 레슨도 받고 연습을 많이 한다"라고 답했다.
앞으로 '김재환의 댄스곡'은 보기 힘든지 질문이 나왔다. "팬분들이 원하시면 하는데…"라며 웃은 김재환은 "솔직히 입대하기 전 춤추는 영상을 잘 못 본다. '왜 내 모습이 부담스럽지?' '왜 이렇게 멋있는 척하려고 하지?' '좀 더 담백했으면 좋겠다' 한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팬들이 원한다면 콘서트에서 댄스곡 무대도 할 거라고 귀띔했다.
그래도 중심에는 "밴드나 포크 음악이나 기타로 할 수 있는 서정적인" 음악을 두려고 한다. 혹시 김재환의 밴드를 구성할 생각은 없는지 묻자, 그는 "밴드 음악을 하고 싶은 거고 김재환 밴드를 구성할 생각은 아직 없는 거 같다. 왜냐하면 워낙 잘하는 세션 분들이 많아서"라고 전했다.
가수 김재환. 웨이크원 제공컴백 후 목표로는 록 페스티벌에 나가는 것이다. 김재환은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해외 록 페스티벌에도 나가보고 싶다"라며 "'나가면 헤드(라이너)가 되고 싶나요?' 하시는데 저는 상관없다. 저는 헤드 아니어도 된다. 록 페스티벌 가서 제 음악 들려드리고 오신 분들이 함께 뛰고 울고 웃고 함께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가수로서 마이크 들고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좋다"라고 밝혔다.
록 스타치고 너무 욕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에, 김재환은 "야망이 있으면 훨씬 겸손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록 스타… 록 스타를 하려면 오히려 더 겸손해야 할 것 같다. 막 너무 거침없이 막 행동하면 나락 갈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오래 활동하고 싶다. 성실하게 하는 록 스타, '성실 록 스타'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롤모델로는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밴드 YB의 윤도현을 꼽았다. 목을 긁는 창법인 그로울링을 포함해 완성도 높으면서도 자유로운 무대를 선보이는 윤도현을 보고 "진짜 딱 저렇게 살고 싶다. 시원시원하게 무대 위에 있고 싶다"라고 김재환은 전했다.
"윤도현 선배님이 너무 멋있어서 그렇게 늙고 싶고 그렇게 음악하고 싶어요.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계속해서 잘하고 싶은 음악을 연구하고 갈증을 해소하는 작업을 멈추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고 팬분들을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죽을 때까지 20~30년 뒤까지, 계속 음악하다가 생을 마감하고 싶어요. 음악을 사랑한다는 마음으로요. 저는 제가 숨이 닿을 때까지 음악을 하고 싶고요. 그렇습니다. 저는 이거 하려고 태어난 거 같아요. (음악이) '내가 정한 길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지내다 보니까 그냥 제가 태어난 이유인 거 같아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