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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투표율, 낮은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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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광주·전남 사전투표 참여는 뜨거웠지만 경쟁과 검증은 부족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에서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광주도 전국 상위권에 오르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지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투표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전남은 38.95%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고 광주 역시 27.83%로 전국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선거 열기를 입증했다.

하지만 투표 열기만큼 선거판의 긴장감이 높았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주지역 2곳의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광주·전남 지역에서 모두 80명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79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사실상 민주당 당내 경선이 본선 역할을 한 셈이다.

후보 간 경쟁과 검증 과정도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광주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후보자 간 생방송 토론회는 동구청장 선거 한 곳에 그쳤다. 서구와 남구는 무투표 당선으로 선거 자체가 치러지지 않았고, 다른 지역 역시 후보 간 토론보다는 연설회나 개별 대담 중심으로 진행됐다.

민주주의는 투표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유권자가 다양한 후보와 정책을 비교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높은 투표율은 시민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경쟁 없는 선거가 반복된다면 정치의 역동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특정 정당에 대한 높은 지지 역시 유권자의 선택이다. 그러나 특정 정당이 사실상 지역 정치를 독점하는 구조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경쟁과 견제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방선거가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경쟁의 장이 아니라 당내 경선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는 3일 본선거에서 어떤 최종 투표율이 기록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이번 선거가 남긴 질문은 투표율 숫자보다 더 근본적이다. 유권자들의 참여 열기는 뜨거웠지만 정치권은 그만큼의 경쟁과 검증을 보여줬는가 하는 점이다. 높은 투표율이라는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선택과 경쟁이 가능한 정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숙제로 남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높은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후보가 경쟁하고 유권자가 충분히 비교·검증할 수 있는 정치 환경이 함께 마련돼야 지방자치도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며 "선거의 성패를 떠나 지역 정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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