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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창의적"이어서 주목받은 K팝…지속성 비결은 "검증된 팬덤"[현장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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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한불 수교 140주년 맞아 글로벌 음악 축제 '페트 드 라 뮈지크 2026' 개최
'K팝에서 글로벌 팝으로: 경계 없는 음악을 다시 생각하다' 콘퍼런스
그룹 슈퍼엠 '호랑이' 작곡한 알렉스 칼슨 등 참석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알렉스 칼슨, 에이미 가디아가, 타라파 사흘룰, 정효원, 앤드뉴. 리웨이뮤직앤미디어 제공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알렉스 칼슨, 에이미 가디아가, 타라파 사흘룰, 정효원, 앤드뉴. 리웨이뮤직앤미디어 제공
슈퍼엠(SuperM)의 대표곡 '호랑이'(Tiger Inside) 작곡에 참여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알렉스 칼슨(Alex Karlsson)은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작업해 오다가, 2년 전 한국에 와 현재 서울에서 살고 있다. "마치 '멜팅 팟'(용광로)처럼 굉장히 많은 부분에 있어서 접근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제가 만약 고국에 머물렀다거나 한 시장에만 머물렀다면 이런 기회를 얻지 못했겠죠."

한국에서 시작돼, 해외로 뻗어나가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이자 상품이 된 K팝. K팝은 음악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치일까. K팝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진 지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안정적인 하나의 장르로서 안착했을까.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페트 드 라 뮈지크 2026'은 글로벌 음악 축제로, 프랑스 아티스트와 음악 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자리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틸라 그라운드에서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주최하고 ㈜리웨이뮤직앤미디어가 주관한 'K팝에서 글로벌 팝으로: 경계 없는 음악을 다시 생각하다' 콘퍼런스가 열렸다.

주제는 △글로벌 송라이팅 허브로서의 K팝 △최신 K팝의 제작 트렌드 △프랑스 음악 업계와 구축된 네트워크 △한국-프랑스 음악 퍼블리싱 & 저작권-시장 전략 △K콘텐츠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앞으로의 방향은 등 총 5가지였다.

사회를 맡은 정효원 앰플리파이드 대표는 "퍼블리싱업을 한 지 굉장히 오래됐고, 송라이팅을 위해 해외 출장 많이 갔는데 한 2년 전부터는 출장 갈 일이 거의 안 생겼다"라며 "굉장히 많은 작곡가분들이 한국에 오시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이 크리에이티브 구심점으로서, 송 캠프 중심이 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유럽, 미국, 심지어는 중화권, 일본에서도 작곡가들이 오는 시장이 됐다"라고 말했다.

알렉스 칼슨은 한국에 정착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는 "한국에 온 이유는, 제가 정말 글로벌한 규모로 많은 아티스트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팝이 굉장히 유명해지고 있어서 국제적인 관계 구축에 있어서도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저는 서울에 오는 것이 미국에 가는 것보다 더 임팩트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K팝에서 두드러지는 강점으로는 '체계'를 꼽았다. 알렉스 칼슨은 "K팝도 몇 세대가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시스템이 잘 구축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틀을 만드는 데 있어서 한국인들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라며 "예를 들어 제가 화학자처럼 이것과 저것을 해 보는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의 창의성을 이용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이건 이렇게 만들 거고 이게 바로 우리가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야' 하면서 목표와 경로를 정하는 것도 장점이라고 본다. (음악의) 목적지는 정해져 있다는 거고, 이건 굉장히 좋은 점"이라며 "또 제가 느낀 건, 저는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에서 영감받았다면, 지금은 K팝 아티스트가 어느 때보다도 전례 없는 영감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틸라 그라운드에서 '페트 드 라 뮈지크 2026'의 콘퍼런스 'K팝에서 글로벌 팝으로: 경계 없는 음악을 다시 생각하다'가 열렸다. 리웨이뮤직앤미디어 제공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틸라 그라운드에서 '페트 드 라 뮈지크 2026'의 콘퍼런스 'K팝에서 글로벌 팝으로: 경계 없는 음악을 다시 생각하다'가 열렸다. 리웨이뮤직앤미디어 제공
요즘 K팝을 비롯해 많은 음악이 숏폼 플랫폼에 알맞게 짧게는 2분 초반대로 만들어지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음반사 뮤턴트 닌자와 키드 카타나 레코드의 공동 창립자이자 대표인 타라파 사흘룰(Tarafa Sahloul)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음반사, 음악 산업에 있는 모든 이들은 시류를 따라가야 한다고 본다. 주류가 뭔지, 대중이 원하는 게 뭔지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무조건적으로 트렌드만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타라파 사흘룰은 "틱톡, 숏폼을 위한 음악만을 만드는 건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그렇게만 하면 정말 창의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을 통해서 이미 인기 있는 걸 재복제할 수 있지만 새로운 음악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숏폼 음악이 스트리밍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지만, 그것만을 맹신해 음악을 무조건 짧게만 만드는 건 능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게임 회사의 음악을 담당했을 때 가장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건 "예상도 못 한 사운드트랙"이었고 "100년 전에 만들어진 음악"이었다고 그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K팝이 성공한 것 역시 새롭고(super fresh) 창의적이고 여러 가지 영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덕션이든, 노래든 뭔가 '다른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재즈를 주 장르로 하는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가디아가(Amy Gadiaga)는 "대중도, K팝을 듣는 청중도 진정성을 찾는 것 같다. 7분짜리 노래여도 정말 창의적이면 그걸 듣는다. 모두가 숏폼만 본다는 건 현실을 반영한 게(분석이) 아니라고 본다. K팝이 꼭 몇 분이어야 하는 규칙이 있는 건 아니니 그런(짧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아주 충성도 높은 팬덤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짧은 노래)이 효과 있을 수가 있는데, 바이럴(입소문) 모먼트가 생겨도 팔로우로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라고 한 알렉스 칼슨은 "4분짜리 히트곡을 1분으로 줄인 음원이 인기 있는 경우도 있고, 계속해서 숏폼 음악이 인기를 끌긴 하지만, 어쨌건 노래의 '몸통'이 있어야 다양한 변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에서 곡이 너무 짧아서 1분 이하면 수익이 거의 없다"라는 점도 짚었다.

살폿 뮤직 그룹 창립자 겸 대표이자 음악 퍼블리셔, 프로듀서, 믹싱 엔지니어로도 활동 중인 앤드뉴(정창윤)는 "저는 숏폼의 발전 때문에 곡 길이가 줄어든다고 생각 안 하고, 오히려 K팝 산업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테마로 돌려막는 곡이 아니라 한 곡에 여러 가지 테마가 들어가는 곡이 많아지다 보니 4분으로 가면 너무 자극적이거나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생각해 음악 스타일이 바뀌면서 곡 길이도 줄어든다고 생각한다"라고 진단했다.

더 이상 청취층을 한국인으로만 두지 않고 글로벌 청취층을 겨냥하기에, K팝에도 자연스럽게 영어 가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알렉스 칼슨은 "영어로 작사할 것인가, 한국어의 고유성을 유지할 것인가… 여러분이 K팝 프로듀서나 작곡가라면 이 부분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K팝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글로벌 성공을 이어가려면 영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K팝이 꼭 한국인에게서만 나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상반되는 의견도 나왔다. "저는 무조건 한국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연 앤드뉴는 "녹음실을 운영하다 보니 많은 아이돌을 만나는데 제2의 BTS(방탄소년단)가 되고 싶어서 영어로만 녹음하는 경우도 많다. 멤버들이 영어를 잘한다면 영어 녹음이 어렵지 않지만, 영어를 그리 잘하지 않는 상황에서 영어로 음악을 만드는 건 굉장히 부자연스럽고, 청취자도 부자연스러움을 느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리웨이뮤직앤미디어 제공리웨이뮤직앤미디어 제공
또한 앤드뉴는 "K팝이 그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만든 음악에 더 솔직해지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가사에) 더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에이티즈(ATEEZ)와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언급됐던 'K팝의 새로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정효원 대표는 "EDM, 록, 하우스, 알앤비(R&B) 등 장르 음악을 추구하면서 K팝을 같이해 나가는 분들도 많다. 음반사가 주문한 대로 만들어야지 하면 오히려 안 팔렸던 거 같다. 다른 장르 뮤지션과 협업하면서 좀 신선한 음악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본인의 스타일, 오리진(본류)을 찾아가면서 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저는 트렌드를 좇아야 한다고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라는 앤드뉴는 "자기 것을 하다가 운 좋게 시류에 걸리는 것일 뿐이다. 작곡가이기 이전에 본인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음악은 다 너무 좋은 거 같고 자기만의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전 정말 요즘 리센느(RESCENE)라는 그룹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2024년 데뷔한 리센느는 앨범마다 각각의 향기를 가져가는 콘셉트를 지닌 걸그룹이다. 올 상반기 멤버 원이가 개설한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서, 갸루(소녀나 성인 여성을 뜻하는 영어 속어를 일본식 발음으로 읽은 데서 비롯된 말로, 특유의 화장법과 패션 스타일로 유명하다) 콘셉트를 하고 거제에 방문한 영상이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어 그룹의 인지도 자체가 높아졌다. 2024년 발표곡인 '러브 어택'(LOVE ATTACK)은 역주행을 시작해 7일 기준 음원 사이트 멜론 일간 차트 14위를 기록했다.

리센느의 사례를 언급하며, 앤드뉴는 "K팝이라는 게 단순히 음악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더라. 리센느라는 그룹을 보면 음악과 유튜브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나 솔직해서 사람들이 좋앟나는 거 같다"라며 "누구보다 솔직한 그룹이 되면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큰 회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솔직하지 못한 순간이 오기 때문에"라고 부연했다.

인제 K팝이 하나의 주류 장르로 완성됐다고 보는지, 혹은 여러 변수에 따라 급격히 위축할 장르인지 질문이 나왔다. 이에 알렉스 칼슨은 "사실 수 년 동안 고민해 온 질문"이라며 "계속해서 K팝 아티스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컬래버레이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수십억, 수백억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게 영원할지는 우리가 장담할 순 없지만, 노출이 되면 될수록 사랑받을 거 같다"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K팝이 '지속되는 이유'로, 알렉스 칼슨은 "검증된 팬덤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어떤 일이 발생할 때 팬들이 있다는 거다. 만약 팬덤이 없다면 이것이 유지되지 않았을 거 같다. K팝 팬덤은 장기로 유지며, 계속해서 지출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 했을 때보다 한국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했을 때 스트리밍이 더 높다. 팬 문화가 워낙 강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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