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연합뉴스헌법재판소가 성범죄 무죄 확정판결과 장애인 이동권 관련 재판소원 사건을 본안 심리 대상으로 선정했다.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모두 8건으로 늘었다.
헌재는 9일 재판소원 사전심사를 맡는 지정재판부 평의를 거쳐 재판취소 헌법소원 2건을 전원재판부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회부된 사건 중 하나는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가 확정된 형사사건과 관련된 재판소원이다.
해당 사건의 청구인인 피해자 A씨는 피고인이 자신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유사강간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유사강간죄 성립에 필요한 수준의 폭행·협박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A씨는 "성범죄 인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성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 내지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임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유사강간죄 인정을 위한 폭행·협박의 정도에 관해 대법원의 태도에 따라 무죄 판결을 내렸다"며 성적 자기결정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해당 사건에서 '헌법상 형사 피해자의 기본권'과 피고인의 일사부재리 원칙, 무죄 확정 판결에 대한 재판소원의 허용 범위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다른 회부 사건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제기한 이동권 관련 재판소원이다. 청구인 B씨는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버스회사와 국가·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저상버스와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버스회사의 편의제공 의무 위반은 인정하면서도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적극적 조치를 명할 경우 재정 상태와 지원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B씨가 실제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서울~부산, 서울~고양 구간 등 7개 노선에 대해서만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하도록 판결했고, 대법원은 올해 4월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B씨는 "원심이 휠체어 탑승설비를 제공해야 하는'청구인이 탑승할 구체적ㆍ현실적 개연성이 있는 노선'을 청구인의 직장에서 가족의 주거지를 잇는 노선으로만 한정하여 청구인의 이동권, 평등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심판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원심판결의 하자를 무시하고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