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15일 오후 부산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제10대 시의회 원구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강민정 기자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제10대 부산시의회 원구성을 앞두고 "의전용 부의장만 받느니 차라리 안 받는 게 맞다"며 상임위원장 배분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국민의힘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려는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전 당선인은 또 북구갑 지역위원장 공모에 나선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 오는 23일 만나기로 했다고 밝히며, 북구 선거구 통합 가능성과 맞물린 차기 총선 구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6.06.15= [단독] 하정우, 북갑 지역위원장 신청…한동훈과 2년 뒤 리턴매치 시동]"의전용 부의장보다 상임위원장"…원구성 협상 신경전
전 당선인은 15일 오후 부산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제10대 시의회 원구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의장과 1부의장,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고 민주당에 2부의장 1석만 배분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 "부의장은 의전용이지 일과는 상관없는 자리"라며 "차라리 부의장만 줄 거면 안 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자리가 필요하다. 부의장을 줄 거면 국민의힘이 다 하고, 상임위원장을 하나 주는 게 맞다"며 "그게 아니라면 국민의힘이 다 맡고 책임지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11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단순한 의전 배분이 아닌 실질적 권한을 요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산시의회 본회의. 부산시의회 제공이번 선거에서 부산시장은 민주당이 차지했지만, 시의회는 국민의힘이 37석으로 다수당 지위를 유지했다.
"시민 명령은 시장도, 시의회도 마음대로 하지 말라는 것"
전 당선인은 이번 선거 결과를 '견제와 협치'의 명령으로 해석했다.
그는 "시민들이 시장은 전재수에게 맡겼지만, 시의회는 국민의힘을 다수로 만들고 민주당도 11명을 만들어줬다"며 "이는 시장도 마음대로 하지 말고, 시의회도 마음대로 하지 말라는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의 본령은 양보와 타협"이라며 "저도 원하는 대로만 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시의회도 그 뜻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전 당선인은 "10가지 중 제가 3개를 양보하면 시의회도 한두 가지는 양보할 것 아니냐"며 "일방통행은 하지 않겠지만, 모든 것을 다 양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정우와 23일 회동…"지역위원장 신청은 북구에 머문다는 뜻"
전 당선인은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석패한 하정우 전 수석과 오는 23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화 통화는 여러 차례 했다"며 "저도 여러 번 떨어져 봐서 낙선자의 상태를 잘 안다.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고 말했다.
하 전 수석이 민주당 북갑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한 데 대해서는 "지역위원장 공모를 했다는 것은 그 지역에 머무른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당선인과 하정우 전 청와대 AI수석이 오는 23일 회동한다. 정혜린 기자이는 하 전 수석이 대통령실 복귀보다 북구를 기반으로 한 지역 정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 당선인의 사퇴로 공석이 된 북갑 지역위원장 자리를 하 전 수석이 맡게 될 경우, 2028년 총선을 향한 민주당의 북구 재정비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북갑·북을 통합 100%"…한동훈·박성훈 보수 경쟁도 변수
전 당선인은 차기 총선에서 북구갑과 북구을 선거구가 통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높은 게 아니라 100%"라고 단언했다.
그는 "북구 인구가 하한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북구갑·을은 통합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하정우 전 수석 입장에서는 관리해야 할 지역이 더 넓어진다"고 말했다.
북구가 단일 선거구로 재편될 경우 보수 진영 내부 경쟁도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내놨다.
전 당선인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와 관련해 "복당하면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니까 박성훈 의원이 계속 반대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북구가 통합될 경우 한동훈 의원과 박성훈 의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하 전 수석이 민주당 지역위원장으로 자리 잡을 경우, 북구는 2028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 18대 0 걱정 안 해…보수 의원들도 설득할 것"
전 당선인은 부산 지역 국회의원 18명이 모두 국민의힘 소속인 상황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배출한 사실상의 첫 정통 민주당 계열 부산시장이라는 점에서 중앙당과 정부가 부산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며 "세종, 여의도, 대통령실을 열심히 다니며 중앙정부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도 해양수도 부산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비수도권의 새로운 성장 거점과 엔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맏형이 부산"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부산 국민의힘 의원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 부산 국회의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부산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은 설득하겠다"며 "해양수도 부산을 위해 국회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전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취임 전부터 부산 정치권의 권력 구도 재편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의회 원구성, 북구 선거구 재편, 하정우 전 수석의 지역 정치 행보,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까지 맞물리면서, 부산 정가는 벌써부터 2028년 총선을 향한 전초전에 들어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