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전세대출을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전세대출이 감소한 기간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세대출과 서울 아파트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반대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전 10개월 동안 전세대출 잔액은 월평균 0.6조원 증가한 반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상승률은 월평균 0.84% 수준이었다. 반면 정부 출범 이후 10개월간에는 전세대출 잔액이 월평균 0.1조원씩 감소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오히려 월평균 1.09%로 확대됐다.
특히 전세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이른바 '6·27 대책' 이후인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세대출 잔액은 173조5천억원에서 171조1천억원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12억3천만원에서 13억1천만원 수준으로 7% 상승했다.
김 의원은 "전세대출이 상황에 따라 집값 상승의 매개변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전세대출이 집값 폭등의 핵심 원인이라는 일반적 근거는 통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전세대출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세대출 규제가 서민 주거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세 제도는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우리나라 특유의 주거 시스템"이라며 "전세대출까지 과도하게 억제하면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돼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일부 지역에서 월세 부담이 크게 늘고 있는 현상도 임대차 시장 불안의 신호"라며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서민 주거 안전망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전세 매물 감소에 대해선 "전세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지금은 사라져 가는 추세"라며 "정상화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으로 내달 말 발표될 세제개편안에 전세대출 보증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