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평가액 세대 간 배분 흐름도(총액). 국가데이터처 제공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무급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가 연간 100조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23일 발표한 '2024년 국민시간이전계정(무급 가사노동 가치의 세대 간 배분)'에 따르면 유년층(0~14세)의 가사노동 생애주기 적자는 116조 6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7조 3천억 원이 가구 내 이전으로 충당돼 약 92%가 부모 등 같은 가구 내 무급 가사노동으로 채워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은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지 않는 무급 가사노동 가치의 총량을 측정한 후 가사노동으로 생산된 가사서비스가 연령 및 성별로 이전돼 소비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통계다.
노동연령층(15~64세)은 가사노동 소비 336조 1천억 원, 생산 444조 4천억 원으로 108조 3천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성별 가사노동 생산은 여성 425조 8천억 원(73.1%), 남성 156조 6천억 원(26.9%)으로 나타났다. 이 흑자는 주로 자녀 돌봄을 통해 유년층으로 이전되는 구조다.
노년층(65세 이상)도 소비 129조 7천억 원보다 많은 138조 원의 가사노동을 생산해 8조 3천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손자녀 돌봄 등으로 5조 7천억 원이 가구 간 이전되며 고령층도 돌봄 제공자로 기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기준으로 보면 가사노동 생애주기 구조는 '적자→흑자→적자'의 흐름을 보였다. 출생 직후인 0세의 적자는 3700만 원으로 가장 컸고, 28세에 흑자로 전환된 뒤 39세에 1035만 원으로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이후 82세부터 다시 적자로 전환된다.
데이터처 임경은 경제통계기획과장은 "가사노동 생산이 소비보다 많은 가사노동 흑자 기간은 남자일 경우 32~43세까지 12년, 여자의 경우 26~83세까지 58년"이라며 "여자의 흑자 기간은 남자보다 4.8배 길다"고 설명했다.
가사노동 생산 구조는 40대에서 정점을 찍은 뒤 은퇴 이후 다시 증가하는 'M자형'으로 나타났다. 1인당 가사노동 생산은 15세부터 점차 상승해 40세에 1877만 원으로 최대를 기록한 뒤 감소했다가 은퇴 후 가정 내 활동 시간 증가 및 손자녀 돌봄 등으로 50대 중반부터 다시 증가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반면 소비는 0세에서 최대를 기록한 뒤 감소 후 완만히 증가하는 'L자형' 구조를 보였다. 1인당 가사노동 소비는 0세에 3700만 원으로 최대, 19세에 410만 원으로 최저를 나타냈다가 이후 소폭 증가하는 흐름이다.
임 과장은 "이번 통계는 기존 통계에서 포착되지 않았던 음식 준비, 청소, 돌봄 등 가사노동의 연령별 흐름을 성별로 가시화한 것"이라며 "저출산·고령화 및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등에 따른 육아지원 및 조부모 육아수당 등 관련 정책 수립 시 돌봄제공자와 수혜자의 연령구조를 고려한 정책 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