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제공소방청은 오는 26일 오전 세종 소방청 대회의실에서 전국 소방지휘관 회의를 긴급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최근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린 끝에 숨진 사건과 관련해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갑질·음주 강요·사적 지시 등 부조리한 조직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열린다.
소방청은 이날 회의에서 전국 소방 지휘부에 공직기강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조직 내 부당한 관행과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갑질, 음주 강요, 사적 지시, 인격적 모욕 등 조직 내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각급 지휘관이 소속 직원의 근무 환경과 조직문화를 직접 점검하도록 당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방청은 조직문화 전반을 점검하고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소방청 차장(청장 직무대행)을 단장으로 하는 '조직문화 혁신 TF'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 TF 가동은 특정 사안에 대한 단기적 대응에 그치지 않고, 소방 조직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점검하고 바로잡기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조직문화 혁신 TF는 소방청 본청과 소속기관, 시·도 소방본부, 일선 소방서 등 소방 조직 전반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제보창구를 개선하여 현장의 의견이 반영된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요 과제로는 부조리한 조직문화 개선, 감찰 기능 보완, 공익 제보 창구 활성화, 갑질 등 비위 행위에 대한 엄정한 신상필벌 및 인사 조치 등이 검토되고 있다.
소방청은 제보 등에 따라 확인되는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는 한편,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책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회의는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진행되며, 전국 소방본부장 및 감사과장, 소방청 관·국장이 참석한다.
또 전국 소방서장 242명과 각 시도 소방본부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소방행정과장, 지역 소방학교장, 119특수구조단장, 119안전체험관장 등은 영상회의를 통해 참석할 예정이다.
앞서 광주 광산소방서 소속 소방공무원 A씨가 지난해 10월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 등을 발견되지 않았지만, A씨의 유가족 및 남자친구는 고인이 생전 과도한 회식과 직장 내 갑질 등에 시달렸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광산소방서는 자체 조사에 착수했지만, 불과 7일 만에 "특이사항이 없다"고 결론 내고 조사를 마쳤다. 이후 광산소방서가 작성한 사망면직서에 '고인이 남자친구와의 관계 불안을 호소했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직접 "회식 음주 강요 등 소방관의 사망원인과 경위는 물론 감찰조사 요청 묵살경위까지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로 드러날 경우 최대치의 문책을 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점검 결과, 피해자가 숨지기 전 15개월 동안 24차례나 회식을 벌이면서 남성 상관 옆에 앉도록 강요하고 새벽까지 술을 먹이는가 하면, 개인 심부름 등을 억지로 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가족과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진상 규명을 요구했지만, 광산소방서는 물론 광주소방안전본부와 소방청 본청조차 이를 묵살하거나, 가해자가 감찰 부서장을 맡아 '셀프 조사'하는 등 사실상 사건을 은폐·방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국 소방지휘관 회의를 통해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조직문화 혁신 TF를 중심으로 조직 내부의 문제점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