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오 박사(왼쪽). 연합뉴스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를 둘러싼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 박사 등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박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 5명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피고인 1명은 선거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문서를 배부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70만 원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피고인들로서는 의혹을 가질 만한 여지가 충분해 허위성에 대한 인식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양 박사 등은 박씨가 병역 비리를 저질렀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박 전 시장을 낙선시키려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의혹의 발단은 박씨의 병역 면제 과정이었다. 박씨는 2011년 8월 공군 훈련소에 입소했으나 한 달여 만인 그해 9월 허벅지 통증을 이유로 귀가했고, 재검에서 추간판탈출증(디스크)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 대상이 됐다. 이듬해 1월부터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박씨는 2012년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신체검사를 받으며 MRI(자기공명영상진단) 촬영을 진행했다.
그러나 당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이던 양 박사 등은 공개 신검 이후에도 MRI가 바꿔치기 됐다고 주장하며 박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박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2016년 2월 1심은 피고인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700만~15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공개 MRI 촬영 당시 "의학영상 촬영에 대리인이 개입하지 않았고, 세브란스 공개검증도 본인이 한 사실이 명백하다"며 병역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촬영 자료 속 피사체의 치아와 귀 모양 등 신체 특징이 박씨와 다르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단이 뒤집힌 것은 1심 선고 10년 만인 올해 2월 2심에서였다. 2심 재판부는 "양 박사 등이 자신의 의혹이 진실이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크고, 의혹을 해소하지도 못했던 상황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특히 공개 신체검사에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들이 참여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개 신검은 병역 비리를 전면 부인하기 위해 이뤄졌는데, MRI 공개가 의혹 제기자 빼고 진행된 이상 그 피사체가 박주신인지 확인이 어렵다"고 봤다. 이어 "대리인 개입 여부가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되기 전까지 피고인은 기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촬영 자료 속 피사체가) 박주신이 맞는지 확인한 바 없고, 영상 피사체와 관련해서 더 많은 자료를 찾지 않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이들에게 허위사실 공표, 후보자 비방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이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