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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대전시정 전면 재점검"…재정 정상화·미래 투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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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은 차질 없이 추진…수소트램·굴절버스 등 교통사업 전면 재점검
0시축제·대형 건설사업 재검토…예산 효율성 중심 시정 운영 예고
온통대전 2.0·청년특별시·AI 산업 육성으로 지역경제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추진



■ 방송 : 대전CBS <이슈 앤 톡> 표준FM 91.7, 홍성 99.3 (17:00~17:30)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권오철 교수
■ 대담 :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 권오철: 오늘은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과 함께 앞으로의 시정 구상을 들어보겠습니다. 당선인님, 안녕하십니까?

◆ 허태정: 네, 안녕하세요. 허태정입니다.

◇ 권오철: 선거 끝나고도 목이 쉴 틈 없이 거의 강행군을 이어가고 계시는데, 요즘 일정은 어떻게 소화하고 계십니까? 인수위 활동으로 바쁘시지요?

◆ 허태정: 그렇습니다. 지금 구 충남도청사에 대전시 인수위원회가 꾸려져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곳에 사무실을 두고 거의 매일 출근하며 시정 업무를 챙기고 있는데요. 지난주까지는 주로 민선 8기 동안 진행되어 온 사업들을 점검했고, 이번 주부터는 새롭게 출발할 민선 9기의 정책들을 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 권오철: 선거 기간에도 민생 경제가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당선인님께서도 무너진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는 소감을 밝히셨습니다. 현재 대전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허태정: 선거 때마다 시민들을 만나면 늘 "경제가 어렵다, 서민 경제 좀 살려달라"고 말씀하시지만, 이번 선거만큼 민생 경제 회복을 간절하게 호소하신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고물가 시대를 맞이하면서 특히 자영업자분들의 고충이 컸고, 전통시장을 비롯해 우리 생활의 기반인 골목 상권들이 상당한 위기에 처해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되면 민생 경제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드렸고, 그 1호 공약이 바로 '온통대전 2.0'입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페이스북 캡처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 페이스북 캡처◇ 권오철: 기존의 '온통대전' 지역화폐와는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 허태정: 기존의 온통대전이 주로 캐시백 기능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면, '온통대전 2.0'의 기본 컨셉은 '지역 경제 순환 플랫폼'입니다. 기존 캐시백에 더해 교통카드 이용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봉사 활동 같은 다양한 사회 활동도 마일리지로 축적해 시민들에게 되돌려드리는 정책입니다. 생활 속에 온통대전이 완전히 자리 잡도록 하려는 것이죠.

여기에 소상공인들을 위한 맞춤형 AI 컨설팅 지원도 함께 할 계획입니다. 또한, 공직자들에게 지급되는 복지 포인트 등도 온통대전으로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할 생각입니다. 단순히 캐시백 혜택을 넘어, 시민의 삶과 생활을 지켜주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 권오철: 그런데 지금 대전시 재정 상황이 파탄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굉장히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공약을 이행하려면 재정이 필요할 텐데, 대책이 있으신가요?

◆ 허태정: 그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보통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전임 시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곤 하지만, 저는 단순히 비판할 목적이 아니라 실제 살림살이를 들여다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재정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올해에만 당장 세입이 5,400억 원 정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방채를 추가로 발행하더라도 이 부족분을 다 채울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게다가 추계에 따르면 내년도에는 부족분이 6,900억 원까지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 재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민선 9기 출발의 가장 큰 고민이자 걸림돌입니다. 민선 9기 신규 사업도 진행해야 하는데 말이죠.

◇ 권오철: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실 생각입니까?

◆ 허태정: 시작부터 "어떻게 하면 빚을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니 참 답답한 심정입니다. 현재 대전시의 예산 대비 지방채 비율이 18%대인데, 올 연말이 되면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대전시가 광주광역시 다음으로 빚이 많은 도시가 됩니다. 그런데 광주는 전남과 통합 논의 등을 통해 문제를 해소해 가고 있으니, 사실상 대전이 전국에서 채무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가 될 위기입니다. 그동안 가장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영하는 도시로 평가받았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재정이 이렇게 악화되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권오철: 그래서인지 최근 인수위에서 '100억 원 이상 대형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당선인님이 생각하시는 사업 우선순위와 정리 대책은 무엇인가요?

◆ 허태정: 시민의 생활 편의와 직결되는 사업들은 특별한 사안이 없는 한 우선 추진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트램' 같은 사업이 그렇습니다. 이미 정부 사업으로 확정되었고 상당 부분 진행되었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이 있더라도 빠르게 추진해 시민 불편을 해소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조차도 얼마 전 대전시 발표를 보니 당초 계획했던 2028년 준공은 어렵고, 2030년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군요. 제가 시장이 되면 그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하겠지만, 최대한 안전하고 빠르게 공사를 완료할 수 있도록 따져볼 계획입니다.

◇ 권오철: 그렇다면 과감히 정리할 사업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 허태정: 시 재정을 어렵게 만드는 주원인은 대규모 토목·건설 사업들입니다. 일례로 문화관광체육국 업무를 보면, 원래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야 하는 부서인데도 사업 내용을 보면 '뭐 짓고, 뭐 건설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오죽하면 제가 인수위에서 "여기가 문화관광체육국이냐, 문화관광건설국이냐"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단적으로 백지화를 검토해야 할 사업들이 있습니다.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업성'의 문제입니다. 민선 8기에서 중촌지구에 2천 석 규모의 음악 전용 공연장과 제2 시립미술관을 짓겠다고 계속 홍보해 왔는데, 이 사업비만 5,000억 원이 넘습니다.

◇ 권오철: 수천억 원이 드는 대형 프로젝트군요. 경제성 조사는 해본 건가요?

◆ 허태정: 보통 이런 대형 사업은 정부에 경제적 타당성 조사(예타)를 맡기기 전에 지자체 자체적으로 사전 타당성 검토를 합니다. 그런데 그 보고서를 보니 제2 시립미술관의 경제성 타당성이 0.013이 나왔고, 공연장은 0.25가 나왔습니다. 경제성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시민들에게 추진한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곧 건립될 것처럼 홍보하고, 심지어 설계비까지 반영해 집행했습니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전형적인 예산 낭비이자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 권오철: 당선인님 보시기에 대전시의 재정 악화가 이런 선심성 대규모 토목 사업들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허태정: 복합적입니다. 트램 같은 대형 국책 사업도 진행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현장 문제나 규정 개정 등으로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저도 자치단체장을 오래 해봤기 때문에 예산이 증액되는 부분은 일정 부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진행 상황과 예산 부족 문제를 시민들에게 솔직하게 알려야 합니다.

특히 트램은 준공 시점에 시민들이 굉장히 예민합니다. 이미 공사 여파로 교통 불편을 겪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선거 직전까지도 2028년에 무조건 완공된다고 공언했고, 거리 표지판에도 그렇게 붙여 놓았습니다. 실상 올해 초에 이미 2028년 준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에서도 알고 있었으면서 말입니다.

대전시 제공대전시 제공
◇ 권오철: 트램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더 구체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공사 기간 연장 문제 외에도 현재 수소 트램 기종 선택에 따른 인프라 부족 우려 등 여러 논란이 있습니다. 이 트램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밀고 가실 생각이신가요?

◆ 허태정: 사실 제가 과거 시장 재임 시절에 트램 기종과 급전 방식을 처음 결정했던 사람입니다. 기술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수소 트램 제안이 있었지만 선택하지 않았던 명확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당시 상용화가 안 되어 실증 사례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150만 대전 시민이 이용할 대중교통 수단인데, 3~5년 뒤 준공 시점에 바로 운행할 수 있는 검증된 상품이 아니었습니다. 둘째는 수소 연료 공급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였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문제들 때문에 수소 트램이 제외되었는데, 이후 민선 8기에서 수소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어떤 판단 경로를 거쳐 결정되었는지는 제가 조금 더 들여다봐야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현재 수소 충전 방식이나 생산 설비 등 인프라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 권오철: 그럼 기종을 다시 변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계십니까?

◆ 허태정: 지금 단계에서 기종 변경을 논하기는 이릅니다. 기술적, 시간적으로 더 검토해 볼 일이고요. 우선은 이미 결정된 틀 안에서 건설 공기를 최대한 압축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대전시는 공식적으로 2030년 말 준공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는 가능한 한 빨리, 제 임기 내에 준공되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다하겠습니다.

◇ 권오철: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 '세 칸짜리 굴절버스' 문제도 심각해 보입니다. 시범 운영용으로 한 대가 도입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남은 차량은 들어오지도 못하고 있다지요?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입니까?

◆ 허태정: 참 마음이 무겁고 머리가 아픈 일입니다. 현재 도입된 한 대를 가지고 시운전 중인데, 이 버스가 도로를 달리려면 도로교통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고 신호 체계나 도로 하중 등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대전시와 계약한 제작 업체가 사실상 부도 상태에 빠져 지불 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입니다. 대전시가 이미 선지급한 계약금만 10억 원 정도 되는데, 이 돈을 고스란히 날리게 생겼습니다. 굴절버스 운행은 고사하고 기투자된 비용조차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굴절버스로 대전의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부분은 인수위 조사가 정리되는 대로 조만간 시민들께 명확히 발표하겠습니다.

◇ 권오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정말 많군요. 다음은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0시 축제'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이 0시 축제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허태정: 0시 축제 역시 인수위 보고 과정에서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업'으로 지목된 사안입니다. 대전시 보고에 따르면 직접 사업비와 간접비, 기부금 등을 합쳐 1회 개최 비용만 약 100억 원에 달합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행정 비용까지 합치면 그 이상이겠지요. 과연 단 한 번의 축제에 10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게 타당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습니다.

저도 구청장과 시장을 지내며 축제 조성을 수없이 해봤습니다. 새로 취임하는 자치단체장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단체장이 가장 손쉽게 성과처럼 보여줄 수 있는 게 축제지만, 가장 성공시키기 어려운 사업 역시 축제다"라고요. 돈만 있으면 연예인 부르고 이벤트 하는 건 기획사 맡기면 다 합니다. 하지만 축제가 지속 가능하려면 명확한 콘텐츠와 정체성, 그리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궁극적인 지역 경제 효과가 맞물려야 합니다.

0시 축제는 너무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는 반면 정체성이 불분명합니다. 무엇보다 한여름인 8월 폭염 속에 열흘 동안이나 시내 중심 도로를 막고 진행되다 보니, 시민들의 교통 불편은 물론 인근 상권의 영업 방해, 행정력 낭비가 극심합니다. 이런 소모적인 축제는 이제 그만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 권오철: 박정현 인수위원장은 "이미 지불된 매몰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영시 축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는데, 같은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 허태정: 이미 계약이 체결되어 지불된 선급금 등이 일부 있습니다. 하지만 대전시의 재정 위기가 이토록 심각한 상황에서, 수십억에서 백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축제 한 번에 쏟아붓는 것은 민생을 위해서도 결코 올바른 선택이 아닙니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전시장직인수위원회 제공대전시장직인수위원회 제공
◇ 권오철: 시정 현안에 대한 진단은 명백히 들었습니다. 이제 당선인님의 핵심 미래 비전인 '청년 정책'과 'AI 산업 육성'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구상을 갖고 계십니까?

◆ 허태정: 제가 이번 민선 9기 핵심 사업의 3대 축 중 하나로 '청년특별시 대전'을 내걸었습니다. 과거 구청장이나 시장 시절에는 주로 출생과 육아 등 보육 환경 마련에 집중했습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대전'을 만드는 게 목표였지요. 물론 그 분야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가적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기 때문에 지자체는 보완적 역할에 집중하면 됩니다.

현재 우리 대전시가 직면한 가장 큰 세대적 이슈는 바로 '청년 문제'입니다.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역의 경쟁력도, 균형 발전도 불가능합니다. 아시다시피 대전은 인구 대비 청년 비율이 아주 높은 도시입니다. 특히 대학생 인구만 12만 명에 달합니다. 전체 인구 144만 명 중 8%가 대학생인 셈이죠. 그런데 이 인재들이 졸업 후 대전에 남는 정주율은 40%가 채 되지 않습니다. 전부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정착하려면 좋은 일자리와 안정된 주거는 물론, 그들만의 문화와 즐길 거리가 삼박자를 이루어야 합니다. 저희는 이를 직장, 주거, 여가가 공존하는 '직주락'이라고 표현합니다. 말은 쉽지만 현실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일자리 대책의 첫 단계로 대전을 '청년 창업 도시'로 확실히 키우겠습니다. 사실 제가 지난 시장 재임 시절, 대전 청년 창업의 상징이 된 '스타트업 파크'를 처음 기획하고 시작했습니다. 준공식은 현 시장님이 하셨지만요. (웃음) 충남대 인근 팁스타운을 시작으로 스타트업 파크까지 이어지는 라인에 청년 창업 지원센터 건물들을 계속 매입하고 지어왔습니다. 현재 이 벨트에 입주해 있는 청년 창업 기업만 140개가 넘습니다.

◇ 권오철: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자리를 잡았네요.

◆ 허태정: 대부분 연구단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딥테크 기반 기술 창업' 기업들입니다. 이 중 창업 후 성장을 거듭해 주식시장에 상장까지 성공한 벤처기업이 벌써 다섯 군데나 나왔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엄청난 성공을 일궈낸 것입니다.

창업이 성공하려면 인재, 기술, 자본이 결합해야 합니다. 대전은 인재와 기술은 풍부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본이 서울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서울의 대형 VC(벤처캐피탈)들이 대전의 기술력에 주목해 투자하러 내려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발맞춰 민선 9기에서는 대전시가 주도하는 '독립적인 청년 창업 펀드'를 대규모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청년 기술 창업 기업들이 마의 구간이라 부르는 3~7년 차의 '데스밸리'를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시가 든든한 자본줄이 되어 주겠습니다.

그리고 R&D 기반으로 생산된 대전의 고도 기술들을 현장에서 곧바로 검증할 수 있는 '기술 실증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고 있습니다. 대전은 AI 시대에 가장 최적화된 연구 인프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AI 기술을 접목한 바이오 산업, 차세대 센서 산업 등을 중점 육성해 청년들을 위한 미래형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기회가 있습니다. 제가 시장 시절 대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받아 놓았습니다. 당시에는 "지정만 받으면 뭐 하냐, 빈 깡통이다"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드디어 그 결실을 볼 때가 왔습니다. 혁신도시로 지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대전이 당당히 포함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정이 안 됐다면 대전은 패싱 당했을 겁니다.

이번 기회에 중앙의 우량 공공기관을 최소 10개 이상 대전으로 반드시 유치해 오겠습니다. 특히 제가 과거에 법 개정을 이끌어낸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제도에 따라, 공공기관이 유치되면 대전의 대학생들과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대거 공급될 것입니다.

◇ 권오철: 혁신도시 지정을 발판 삼아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확실히 챙기시겠다는 말씀이군요. 'AI 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더 추가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

◆ 허태정: 냉정하게 말해 대전의 AI 성과는 인프라에 비해 매우 빈약합니다. 이번 인수위 업무보고 때 대전시에 "정부가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인 'AI 인공지능 행동 계획'에 맞춰 대전시는 어떤 연계 전략을 갖고 있느냐"고 묻고 계획서를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받아본 내용이 너무나 부실했습니다. 타 지자체들은 정부 AI 공모 사업을 따내느라 벌써 한참 앞서 나가고 있는데, 대전시는 정부와 매칭해서 주도적으로 따낸 사업이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대전이 AI 기반이 전국에서 가장 좋은 도시임에도 결과물이 이렇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의 AI 행동 계획에 발맞춘 대전 맞춤형 AI 사업 계획을 전면 재수립해 임기 내에 성과를 내겠습니다.

현재 대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사용량이 전국 공공·연구 데이터의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납니다. 문제는 이 데이터들이 주로 대덕연구단지 내부에서만 자체 소비되고 기업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률적 검토를 거쳐, 대전시가 보유한 방대한 공공 데이터를 과감하게 민간 시장에 개방할 생각입니다. 데이터는 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원자재이므로 기업들에게 엄청난 자원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핵심 인프라인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대전에 확실히 유치하고, 대덕의 R&D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AI 분야 대기업들을 유치해 진정한 AI 클러스터를 조성하겠습니다.

◇ 권오철: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현재 대전의 5개 구청장과 시의회 다수의석을 모두 민주당이 싹쓸이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시정에 대한 견제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 허태정: 선거 끝나고 당선자 대회에 갔더니 당 지도부에서 저를 보고 "허태정 시장, 이번에 완봉승 거두었다"며 축하해 주시더군요. (웃음) 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전이 전국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선거를 치른 지역이니 기쁜 일이겠지요. 하지만 자치단체장을 해본 제 입장에서는 기쁨보다 책임감이 훨씬 무겁습니다. 견제 세력이 약해진 만큼, 시정이 잘못되면 핑계를 댈 곳도 없고 오롯이 제가 모든 비판과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자만하지 않고 시의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우려하시는 견제와 균형의 기능이 무너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더욱 엄격하게 다잡고 시정을 펼치겠습니다.

◇ 권오철: 마지막으로 공직사회와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할 '인사 기준'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민선 9기 인사 방향은 어떻게 가져가실 건가요?

◆ 허태정: 저는 2000년대 초반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것을 시작으로, 구청장과 시장을 거치며 평생 인사와 함께 정치를 해온 사람입니다. 공직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는 인사의 '공정성'과 '적재적소 배치'입니다. 그런데 지난 민선 8기 인사 업무보고를 받고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건 인사권의 남용을 넘어선 '인사 전행'이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공무원이 5급에서 3급까지 승진하려면 법적으로 정해진 '최소 소유 연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특정 인물들을 위해 이 규정마저 무시하고 초고속 '특진'을 시킨 사례가 대거 발견되었습니다. 그 공무원들이 나라를 구했거나 대전시의 위상을 세계에 떨칠 만한 대단한 혁신적 성과를 냈느냐? 전혀 아닙니다. 사유를 보니 '영시 축제 성공', '체육 진흥'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상식 밖의 인사는 묵묵히 일해 온 대다수 공무원들의 조직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더 심각한 건 임기 막판인 올해 초부터 지방선거 직전까지 행해진 '알박기 인사'입니다. 정부 지침상 선거가 있는 해에는 급박한 수요가 없는 한 고위직 승진 인사를 자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4개월 동안에만 5급에서 3급까지 무려 90명이 넘는 승진 인사를 단행했고, 그중 4급·3급 고위직만 40명이 넘습니다. 임기 말에 산하기관이나 민간 단체 자리에 자기 사람들을 무리하게 밀어 넣고 승진 파티를 벌인 겁니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민선 9기 출범 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러한 인사 폐단을 바로잡고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 시스템을 재확립하겠습니다.

◇ 권오철: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이제 마칠 시간이 되었는데요. 취임을 앞두고 대전 시민과 청취자 여러분께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 허태정: 다시 한번 저에게 대전시와 시민 여러분을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수위 과정에서 마주한 대전시의 상황은 산적한 과제들과 심각한 재정 위기로 결코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 진짜 능력이 발휘된다고 믿습니다. 빚은 과감히 줄이고, 미래를 위한 청년과 AI 산업 투자는 확실히 챙기겠습니다. 민선 9기 대전시정이 시민 여러분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효능감 있고 일 잘하는 시정'이 될 수 있도록 제가 앞장서서 발로 뛰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권오철: 알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허태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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