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 손을 가진 가사 도우미 로봇.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캡처중국에서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한 로봇들이 실생활 속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가장 큰 이유는 물건을 집는 손에 있다. 생활 현장에 투입된 로봇들은 대부분 정교하게 작동하지 못하는 집게 형태의 손을 가져 물건을 제대로 집지 못하기 때문이다.
25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올 3월 로봇 제조업체 지비안은 중국 생활 서비스 플랫폼 '58.com'과 제휴해 로봇 청소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이달 초 서비스를 중단했다.
지비안이 만든 '가사 도우미' 로봇은 집게 손을 갖고 있다보니 커피 테이블 정리, 옷 개기, 신발 정리 등 제한된 작업만 수행이 가능했다.
사과를 집을 때는 자칫하면 떨어뜨릴 것 같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고, 새로운 일로 전환할 때는 잠깐 멈추기도 했다. 어느 때는 팔이 갑자기 떨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해당 로봇에 대해 제일재경은 "어느 정도 지능은 있지만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로봇 회사 관계자는 "로봇이 과일 집기 훈련을 할 때 소품을 사용했는데, 이는 실제 과일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봇팔 떨림에 대해선 "네트워크 문제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서비스를 중단된 이유는 현장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파는 갤럭시 제너럴의 '가이버트'는 감자칩 봉지를 집을 수 없다. 이 로봇 역시 일을 할 때 팔이 약간 떨리고 매끄럽게 움직이지 못했다. 이 로봇도 집게 손을 가졌다.
또 가이버트와 소통하려면 특수 마이크를 사용해야 하고, 동시에 주문을 받을 때는 전혀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일상생활에서 점점 흔하게 로봇을 접하게 됐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집게 손으로 물건을 잡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집게 손은 구조가 단순해 파손 위험이 적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정교함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손과 물건 사이 접촉점이 단 두 곳이어서 힘의 균형을 정밀하게 계산해야 하는데, 감자칩 봉지처럼 물체가 변형되면 힘의 균형이 깨지기 쉽다. 둥근 사과 역시 이런 손으로는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중국에 정교한 로봇 손이 생산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크리티컬 포인트, 댄스머슬 테크놀로지 등 여러 회사들이 20자유도 이상의 로봇 손을 생산하고 있다. 20자유도는 로봇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나 축의 개수가 20개라는 뜻이다. 5개의 손가락을 가진 로봇 손이 20자유도를 갖추면, 인간의 손과 비슷한 정교한 움직임이 가능해진다.
일상의 로봇들에 이런 손을 장착하지 못하는 것은 우선 가격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6~10자유도 제품은 수천 위안이지만, 17자유도 이상이면 10만~20만 위안 이상으로 가격이 크게 뛴다.
정교한 손을 구동할 만한 강력한 소프트웨어 모델이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모델은 집게 손가락을 구동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시중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정교한 손을 탑재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정교한 손동작을 구현하는 로봇을 훈련시키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양도 많이 부족하고 이를 확보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정교한 손을 가진 로봇이 상용화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로봇 손 전문 생산업체인 크리티컬 포인트의 슝쿤 CTO(최고기술전문가)는 "앞으로 3~5년 이후에는 자동차 산업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공급 기준을 맞출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