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 앞에 근조화환들이 놓여 있다. 류영주 기자전국 고교야구대회 경기 도중 배재고등학교 일부 학생 선수들이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연상시키는 조롱성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홍석천은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내가 10살 때쯤 전남 광주에 북한 빨갱이들이 시민들과 반란을 일으켜서 군사력을 동원해 진압했다는 TV 뉴스를 본 적이 있다"며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교육받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쳤지만, 대학교를 서울로 왔을 때 충격을 받았다. 진실은 따로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진실에 마주쳤을 때 참 당황스럽고 광주의 아픔을 마주했을 때 너무 슬펐다"며 "내가 왜 그런 생각을 오랫동안 하고 살았을까라는 죄책감도 있었다. 항상 역사는 정확히 공부해야 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생이 돼서 처음으로 광주에 갔고 그곳에 사는 분들은 너무 재밌고 아름답고 나에게 큰 행복함을 선물해 주신 걸로 기억한다"며 "오늘 뉴스를 보다가 배재고 학우들의 응원소리를 듣고 놀랐다. 학생들이 저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 생각은 학교 측에서의 사과문이라든가 그 때의 사정을 변명하고 설명하는 건 다 필요 없다"며 "배재고 학우들이 광주에 내려가서 광주일고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사과하고 광주의 따뜻한 어머니들이 해주시는 밥 한 끼 하고 돌아오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허지웅 작가도 "5월 광주와 전라도는 여전히 조롱거리"라며 "역사를 모르는 아이들은 밈으로 소비한다. 말리면 억압이라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를 조롱하는 데에는 책임이 따르지 않는다"며 "광주는 늘 깍두기였다. 멸칭과 모욕은 일상"이라고 비판했다.
'큰별쌤'으로 불리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도 "요즘 벌어지는 모습을 보며 저를 포함한 우리 기성세대는 과연 대한민국 교육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절실히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고 밝혔다.
소재원 작가도 "배재고 야구부는 역사 교육도 받지 않은 채 방망이만 휘두르며 공만 던져온 건가"라며 "민주주의를 위해 흘린 피가 너희들에게는 비아냥의 소재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소름 끼치도록 두렵고 슬프다"고 짚었다.
앞서 배재고 야구부 일부 학생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에서 광주일고 선수를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됐다.
해당 구호는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시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에서 논란이 됐던 표현과 연결되며 지적받았다.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 앞에 근조 화환이 놓여 있다. 류영주 기자
배재고 측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올리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후 학교 정문 앞에 근조화환이 놓이고 예능 '불꽃야구2'에서도 배재고 야구부 출연분이 통편집되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긴급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해당 사안을 심의했다.
협회는 이번 응원 구호가 스포츠 정신에 반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안으로 판단해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 대회 출전 정지 6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한편, 배재고 학생 선수들은 학교 자체 조사에서 한 학생이 기존 응원 구호에 '스타벅스'라는 표현을 넣은 구호를 외치자 다른 학생들이 우발적으로 따라 부르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