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데이식스 영케이의 솔로 정규 2집 '영기스트'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거리를 돌며 직접 팀을 알리고 버스킹을 하고 홍대 소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던 밴드 데이식스(DAY6). 오랜 시간 아이돌 명가로 불린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밴드가 나온다고 했을 때, 반김보다는 의심부터 하고 보는 달갑지 않은 시선이 더 자주 따라붙었다. 음원 역주행에 성공하고, 서울 고척 스카이돔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등 대형 공연장을 매진시키는, 팬덤과 대중을 다 잡았다는 평을 듣는 요즘이지만 하루하루가 '생존'인 시절이 제법 길었다.
주어진 일은 많았고, 그걸 제대로 해내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나 자신을 파고들며 질문하고 고민할 시간은 충분치 않았다. "어떤 사람이고 자시고 주어진 일을 잘 해내자가 더 우선이었죠.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어떤 감정 상태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앞을 보고 달렸던 것 같아요. 책임감보다는 생존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니 영광의 나날이 왔다.
이름에 든 '영'(YOUNG)이라는 글자를 통해 영케이와 강영현(영케이 본명)의 '자기다움'을 탐구하고자 한 영케이의 두 번째 정규앨범 '영기스트'가 오늘(27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 발매를 코앞에 뒀던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영케이는 라운드 인터뷰로 취재진을 만났다.
'영케이스러움'과 '강영현스러움'이 무엇인지 묻자, 영케이는 "영케이스러움은 가장 정제되고 가장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고 내가 생각하는 완벽에 가장 가깝게 만든 것, 강영현은 그에 비해 거기에 도달하는 과정을 담고 있고 영케이보다는 조금 모자라고 부족한 모습도 지니고 있고 연약하고 아이 같다"라며 "11년간 영케이라는 존재를 많이 신경 쓰다 보니 강영현은 공백기가 있어서 조금 더 돌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케이는 첫 정규앨범에 이어 2년 10개월 만에 솔로 컴백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그럼 '강영현'을 돌보기 위해 무엇을 했을까. "질문을 많이 던져"주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기존에는 외면했다. "연약한 것들은 덮어두고 약한 것들은 옆으로 치워두"었다. 지금은 '넌 어떠니? 어떤 사람이니?' 한다.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도 모르다 보니 질문을 던지고 나서야 알게 된 게 많다. "생각보다 많이 부정적이고, 안정적이지 않은 불완전한 모습을 지니고 있구나 하는 걸 깨닫게 됐어요. (…) 이번 솔로 활동 다 끝나고 그때 처음으로 휴양지란 것도 가 보고 강영현의 삶도 챙겨주려고 목표하고 있죠. 아직은 안 돼요. (웃음)"
또한 영케이는 "의연하게, 당황하지 않고 쿨한 척 넘기려고 했던 게 많았지만 사실은 상처받고 곪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되게 단단한 척했지만 내면에서 오히려 부서지고 있었더라"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강영현'이 꼭 '결핍의 결정체'인 것은 아니었다. "부족한 면도 많지만 지난 10년간 강영현도 많이 성장해 오고 있었더라고요. 능력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성장했다고 생각했어요."
새 타이틀곡 '셧 더 도어'는 마음의 문을 닫고 음악 소리를 키우면서 오히려 해방감과 자유를 느낀다는 내용의 곡이다. 혹여 우울함으로 빠질 수 있지 않을까. 분위기를 전환하는 본인만의 방법을 질문하자, 영케이는 "그래서 내 안의 음악을 더 키운다고 한 거 같다. 그리고 마음의 문을 닫는 것 또한 선택이다.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잠시 마음의 문을 닫고 내 안의 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내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봐주는 거다. 고런 것 또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남들 신경 쓰기 전에 나를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런 메시지가 전달되면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음악을 즐겨주시면 좋지만, (그게) 제가 만들면서 생각했던 지점"이라며 "개인적으로 제가 어떠하다 그런 얘기가 아니라, 몸이 아프고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마음이 다쳤을 때 병원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 또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내 안의 슬픔을 인지하고 본인이 평소에 뭘 좋아하는지 찾고… 저 같은 경우는 그게 게임이었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는 것만으로도 어떠한 탈피가 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영케이는 오는 8월 14~16일 사흘 동안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새 솔로 투어 '영기스트'를 연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의 답을 찾아가며 외면했던 '연약함'을 발견했다는 영케이. 어느덧 데뷔 12년 차 가수가 돼 '능숙해진' 음악가가 된 지금, 이런 '불완전한 감성'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게 더 어려워지지는 않았는지 질문이 나왔다. 영케이는 "나 자신이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는 게 고통스럽고, 남들한테 드러내는 것 자체가 사실 많이 부끄러웠던 거 같다"라며 "오히려 드러내고 인정한 이후부터는 조금 더 수월했다"라고 말했다.
데이식스에서 영케이는 베이스를 친다. 베이스 연주자라는 정체성이 싱어송라이터 영케이에겐 어떤 영향을 줄까. "저는 베이스라는 악기를 참 미워했다, 보컬리스트로서"라고 말문을 연 영케이는 "왜냐하면 기타 건반은 반주를 혼자서 하면서 칠 수 있고 함께 부를 수가 있는데 일단 베이스는 잘 들리지가 않아서 너무 서러웠다"라며 웃었다.
이어 "기본기를 연습할 때는 굉장히 느린 박자로 한 음 한 음 맞췄다. 안 그래도 잠과의 싸움, 늘 전쟁을 치르는 저인데 너무나도 졸려서 그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다. 하다 보니 베이스의 장점은 리듬과 멜로디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는 거였다. 양쪽을 다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베이스를 듣는 순간 모든 악기들이 다 들릴 거라서. 저의 생존에 필요했던 작곡 능력에도 베이스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밝혔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예뻤어' '해피'(HAPPY)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 '좀비'(Zombie) 등 데이식스의 수많은 히트곡 가사를 쓴 작사가이기도 한 영케이는 이날 '창작', 특히 '작사' 근원이 뭔지 질문을 받기도 했다.
영케이는 그동안 후순위였던 강영현을 돌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제가 작사뿐만 아니라 작곡도 곡 수가 많은 이유는 시작은 지금에 비해 창대하지 못했다 보니까 저는 생존을 위해 실력을 키웠어야 했고 계속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쌓인 거 같아요. 노하우가 생긴 거 같고, 그 노하우는 세상에 시선을 좀 다르게 보는 것? 그 시선을 풀어내는 스킬을 연마하는 것. 컵에 물이 반 차 있냐 반 비어 있냐 두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것처럼요. 그리고 책은… 안 읽습니다. (일동 웃음) 시집을 참고하려고 시도는 해 봤고 군대 갈 때 세 권 정도 들고 들어갔어요. 포장지가 뜯겼는지가 의문입니다. (일동 폭소)"
총 15곡이 실린 "뚱뚱한 정규앨범" 발매 후, 영케이는 동명의 솔로 투어에 돌입한다. 8월 14~16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시작해 방콕·타이베이·홍콩·싱가포르·마닐라·쿠알라룸푸르 공연이 예정돼 있다. 영케이는 요번 콘서트를 "굉장히 촘촘하게 준비" 중이다. 관객이 입장할 때부터의 경험까지도 신경 쓴다. "제가 그냥 음악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기에, "음악적으로 잘 소통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도중에 멘트 칠 때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지, 관객의 환호성을 받고 다음 음악이 나오기까지 간격은 얼마나 되면 좋을지까지도 모두 '준비'의 영역이다. 영케이는 "어젯밤 12시까지도 (논의)했다. 그리고 무대 구성도 어떻게 할지, 어떤 장치가 날아갈지, LED는 어느 정도 위치가 좋을지… 밴드가 있을 건데 세팅을 무대 아래에 할지, 위아래 리프트로 올릴지 등을 숨 가쁘게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데이식스 콘서트 때도 이렇게 하는지 질문에 영케이는 "이 정도로까지 제가 개입한 적은 없었다"라며 "제작자의 입장이 되었을 때 제가 즐거움을 느끼는 거 같다. 다른 누구 전에 영케이부터 프로듀싱해보자 하는 느낌으로 마케팅 기획 회의도 들어가 보고 당장 챌린지를 어떻게 찍는지 알기 위해서 릴스를 열심히 돌아다니고 요즘에 어떻게 어디에 나를 노출하면 좋을지 본다"라고 밝혔다. '셧 더 도어'가 쓰인 서울 전역에 홍보 트럭이 돌아다닐 예정이라고도 귀띔했다.
데이식스 영케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지금도 영케이에게 '생존'은 중요한 키워드일까. 그는 "그런 거 같다"라며 "지금 또다시 새로운 기점인 거 같다. 영케이를 프로듀싱해 보는 새로운 시도, 이 친구를 생존시키는 게 저한테는 사실은 큰, 큰 도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거고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고파하는 거 같다"라고 답했다.
'영기스트' 앨범을 들은 데이식스 멤버들 반응을 알려달라고 하니, 영케이는 "전 곡을 다 들은 멤버는 원필이라는 멤버다. 10주년 앙코르 콘서트 할 때 무대 위에서 그런 말을 했다. '명반'이라고"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본인의 평가가 궁금했다. 그는 "스스로에게 그런 평가 내리는 거 굉장히 박한 편인데 '이게 현재 나의 최선이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솔로로서 제가 너무 멋있게 본 무대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의 코첼라였어요. 언젠가 가능하다면? 꿈은 꿀 수 있잖아요. (웃음) 그리고 밴드로서는, 데이식스로서 무언가 더 높은 곳에 막 꼭 이뤄내고 이런 것보다 지금처럼 즐겁게 우리가 계속해서 최대한 오래 늘 함께 데이식스와 함께 늙는 게 목표인 거 같아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