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5월 21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역시! 오세훈 캠프 출정식'에서 지원연설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6·3 지방선거 이후 급격한 '광폭 행보' 중인 인사가 있다. 보수진영 내
'합리적 중도' 노선을 대변한다고 평가받는 유승민 전 의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원하며 격전지 수성에 기여한 그는
지선 이튿날 "이재명 정권의 레임덕이 시작됐다"고 총평한 것을 시작으로 연일 활발한 대여(對與)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舊) 친윤계 의원들과 연이어 회동하며 물리적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선 후 대여 메시지 40여건…'중·수·청' 겨냥 '정책'에 집중
유 전 의원이 지방선거 이후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은 9일까지 42건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선거 전까지 5개월여간 올린 게시물이 8건인 점과 비교하면, 두 달 간 그 5배에 달하는 메시지를 낸 셈이다. 연초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끝으로 뜸했던 인터뷰도 조금씩 시동을 거는 중이다.
유 전 의원의 목소리는
주로 당의 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겨냥한 정책 파트에 치중해 있다.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정조준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 마디로) 세입자들의 삶에 피해를 주는 세금"이라고 규정하며 최대 피해자는 '전·월세 세입자'가 될 거라고 내다봤다.
주민 과반이 임차인인 서울(53.4%)과 인천(35.3%), 경기(39.8%) 등 수도권 거주 상당수는 전·월세로 살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면서다. △정부가 주안점을 둔 공공임대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비거주 1주택' 규제 강화는 민간임대시장 위축으로 직결될 거란 점 등도 조목조목 짚었다.
이는
"세금 폭탄", "부동산 지옥" 등 강성 레토릭을 내세운 당 지도부의 정치공세와 대비된다는 평가다. 경제통으로서 데이터 기반 분석과 관측을 앞세웠다는 것. 비거주에 대한 징벌적 과세 및 무리한 실거주 의무 폐지를 촉구하면서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아직 몇 달이 남았다. 이재명 정부와 여야는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합의를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이 정부는 전·월세 대책이랄 게 사실상 전무하다. 비거주 과세 강화가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대통령도 얼마 전까지 '비거주 1주택자'였지 않나"라고 콕 집었다. 분당 집을 판 대통령은 기존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의 수혜를 누리면서, 매도 직후 문턱을 높이는 대책을 발표한 것은 이율배반적이란 취지다.
다만, 그의 지적은 여권만 겨누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도 '비거주(1주택)' 관련 비판에 집중하고 세법을 심사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당대표 등 일부 의원들이 광복절 올림픽공원행을 계획 중인 데 대해선
"올공 청년들 중 집주인이 얼마나 되겠나. 당이 청년을 정말 생각한다면, 청년층의 주거·일자리 문제 등에 더 천착해야 한다고 본다"고 쓴소리를 했다.
吳·친윤 아우르기에 '당권 도전설'…劉 "총선 승리 생각뿐"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3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장 공관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유 전 의원은 당내 스킨십 늘리기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오 시장과 회동했고, 김기현·윤재옥 의원 등 영남 기반 중진들과도 잇따라 만남을 가졌다.
정치권에선 당 노선에 대해 비슷한 목소리를 내온 오 시장이야 논외로 쳐도, 영남권 중진들과의 만남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이 힘을 받았던 이유다. 한 당 관계자는 "주변에서 그런 기류를 읽고, 전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CBS에
"(전당대회) 일정이 결정된 것도 아니고, 전혀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당 일각에선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현실화될 경우, 유 전 의원도 출마 카드로 고려해봄직하다는 말이 돌지만, 당사자는 이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제 머릿속은 다음 총선에서 보수가 꼭 과반을 갖고 와야 된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며 "'당은, 또 저는 어떤 역할을 해야 될 것인가'란 생각뿐"이라고 했다. 이어 "당내 3선 이상은 거의 안면이 있고, 충분히 대화해볼 수 있는 분들"이라며 "혼자의 생각으로 당이 바뀔 순 없다. 생각이 다른 분들도 (최대한) 만나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통합'과 '혁신'은 상식적 얘기지만 그만큼 어려운 과제다.
더 이상 탄핵 찬반 등 과거로 싸우지 말자는 얘기를 하면서 대화하고 설득하는 초기 단계"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행이 다음 전당대회 출마를 향한 '몸 풀기'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유 전 의원이 근래 멱살잡이 및 '돌려차기' 실언으로 곤욕을 치른
쇄신파의 공백을 일부 보완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은 "당장 함께 도모하는 것은 없지만, 현안에 따라 협력할 일이 있을 거라고 본다"며, 유 전 의원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했다. 반면, 당권파는 또다시 '배신자' 프레임을 꺼내들었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유 전 의원과 오 시장 등을 들어 "보수를 망가뜨린 주역들이 모여 보수를 재건한다고 한다"고 맹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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