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강한 호르무즈 재개방 조건을 내놓은 이란에 대해 군사옵션을 언급하지 않고 오히려 담담한 태도를 보여 본격적인 출구전략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란은 지난 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선결조건으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주변 미군 병력 철수 등 6개 요구 사항을 내놨다.
이는 '핵 문제 해결과 이란 측 요구를 교환한다'는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 내용을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어서 미국의 반응이 주목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며 낮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은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가 실제로 논의 중인 내용은 선박들의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교통 체계를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관한 것이다"며 이란의 요구에 논평을 하지 않았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9일 인터뷰에서 "이란 문제에 대해 '로키'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미국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미국이 이란 대응 전략으로 추가 군사 행동보다 경제적 압박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 참모들에게 핵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전쟁에서 발을 뺄 의향이 있음을 비공개적으로 내비쳤다"며 핵 합의 없는 종전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지난해 이란 핵시설 3곳을 파괴했기 때문에 자신의 임기 동안 이란이 핵 개발을 재개할 가능성은 작다"고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면 승전선언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SNS에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제목의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이미 전쟁 목표를 달성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출구를 모색하는 것은 11월 중간선거와 더불어 전쟁이 길어지며 미군의 주요 무기 체계가 급속도로 소진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요격 미사일 부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겉으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군사기밀 유출자 색출을 지시하는 동시에 재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의 요격 미사일 부족 사태는 중동뿐 아니라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 대비, 한반도 대북 방위 태세 유지, 우크라이나전 지원 등 미국이 신경 써야 할 아시아·유럽 안보에 전반적인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미국이 전쟁 목표까지 수정하면서 출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란의 과도한 요구로 선택지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이란의 강경한 주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체면을 살리며 분쟁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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