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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한 사람을 뇌는 왜 그리워할까…신경학자가 쓴 애도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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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블래츨리 '슬픔의 발견'
길해용 '유품정리사가 좋은 죽음을 묻습니다'

디플롯 제공디플롯 제공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왜 뇌는 이미 사라진 사람을 계속 찾을까.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마음은 그 사람의 목소리와 습관, 함께 있던 시간을 반복해서 불러낼까.

신경과학자 바버라 블래츨리의 '슬픔의 발견'은 사별과 애도를 신경과학의 언어로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36년을 함께한 남편을 잃은 뒤, 자신에게 닥친 슬픔을 피하지 않고 이해하려 했다.

책은 사적인 애도 일지이면서 동시에 과학적 탐사의 기록이다. 저자는 상실 뒤 찾아오는 눈물, 무기력, 통증, 불안, 기억의 반복, 집중력 저하가 뇌와 신경계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따라간다. 슬픔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사랑하던 사람을 중심으로 작동하던 삶의 예측 체계가 무너지는 경험에 가깝다.

저자는 인간이 사랑하는 이를 잃었을 때 보이는 반응을 애착과 진화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어린아이가 보호자와 떨어졌을 때 울고 찾는 행동이 생존을 높였듯, 성인이 된 뒤에도 뇌는 소중한 사람의 부재를 '분리'로 받아들이고 다시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상실은 몸에도 흔적을 남긴다. 수면과 식욕이 흔들리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실제 상처가 없어도 통증이 느껴진다. 저자는 심리적 고통이 신체 통증과 달리 기억 속에서 다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는 점도 짚는다.

바버라 블래츨리 지음 | 제효영 옮김 | 디플롯


마이라이프 제공마이라이프 제공
죽은 사람의 방에는 말이 없다. 대신 유서와 일기장, 낡은 신발, 비어 있는 냉장고, 읽다 만 책, 손때 묻은 다이어리가 남는다. 유품정리사 길해용은 그 물건들을 단순한 쓰레기나 잔여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말해주는 증거로 읽는다.

'유품정리사가 좋은 죽음을 묻습니다'는 12년 넘게 고독사 현장을 정리해온 저자가 홀로 죽은 이들의 삶을 복원한 인문 르포다. 저자는 2014년부터 블로그와 유튜브에 기록해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16편의 실제 사례를 책에 담았다.

책에는 보호종료 청년, 20대 여성, 독거노인, 기러기아빠, 가족과 단절된 아버지, 마지막까지 반려동물을 걱정한 여성 등이 등장한다. 이들의 삶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누구에게도 아무 의미 없는 죽음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건물주에게 미안해했고, 누군가는 고향 친구를 떠올렸으며, 누군가는 남겨질 작은 생명을 걱정했다.

저자는 고독사를 눈물이나 연민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현장의 냄새와 오염물, 유품정리 비용과 상속 절차, 임대인과 유가족 사이의 갈등까지 죽음 이후에 벌어지는 현실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죽음은 장례식에서 끝나지 않고, 남겨진 사람들과 공간, 법적·사회적 문제 속에서 계속 이어진다.

길해용 지음 | 마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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