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청래 당 대표 후보가 9일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 결과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체 권리당원의 70% 이상이 몰린 호남과 서울·경기에서 사실상 차기 당권의 향배가 갈린다.
김민석·정청래 두 후보(기호순)의 누적 득표율 격차는 1.48%포인트에 불과하다. 초박빙 구도 속에 두 캠프는 각기 다른 '매직넘버'를 셈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호남에서 격차를 벌려 굳히기에 들어가려 하고, 정 후보 측은 호남에서 격차를 최소화한 뒤 수도권에서 뒤집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민석의 매직넘버 "호남 두 자릿수 승리로 굳히기"
김 후보 측 매직넘버는 '15'다. 호남에서 10%p(포인트) 이상 격차로 이기고 수도권에서도 5%포인트가량 앞서면 1차 과반으로 경선을 끝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만약 호남에서 15%포인트까지 벌리면 수도권이 박빙이어도 누적 과반이 가능하다고 본다.
김 후보 측은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새만금 개발 등 지역 현안의 적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호남 민심이 쏠렸다고 본다. 친김민석(친민)계 한 의원은 "호남에서 두 자릿수 이상 격차가 나올 것이라 본다"며 "수도권, 특히 서울의 경우 연고지 개념이 약해 전국 판세처럼 김 후보가 박빙 우세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리얼미터가 지난 9~10일 실시한 조사에서 호남권 당대표 지지도는 김 후보 57.7%, 정 후보 28.2%로 나타났다. 응답률이 20.4%로 상대적으로 높은 전국지표조사(NBS·10~12일)에서도 김 후보는 광주·전라(42% 대 27%)에서 앞선 것은 물론, 정 후보가 우세를 자신하는 서울(19% 대 18%)과 인천·경기(24% 대 21%)에서도 근소하게 앞섰다.
김 후보는 앞서 서울 당원들과 만나 호남 경선에 대해 "특별한 변수 없으면 거기서 꽤 이길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미지수인 수도권과 관련해 "서울에서 완승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캠프 내부에서도 부동산 세제개편 논란과 증시 급등락이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정청래의 매직넘버 "호남 방어선 지키고 수도권 뒤집기"
정 후보 측 매직넘버는 방어적 숫자 '5'다. 호남에서 김 후보와의 격차를 5%포인트 이내로 좁히면 당원이 더 많은 수도권에서 종합적으로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후보 측은 조직 선거가 통하지 않는 도시에서 자발적 당원의 표심이 자신들을 향한다고 판단한다. 실제 대전·부산·대구 등 대도시권 경선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점을 든다. 특히 공표 여론조사가 '바닥 민심'을 온전히 담지 못한다고 보고, 드러난 지지도보다 실제 권리당원 표심에서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정 후보 역시 "수도권에서는 제가 앞서고 있다"고 자신했다. 정 후보 측은 수도권에서 5~10%포인트 승리를 기대하며, 여기에 국민여론조사에서도 3~4%포인트 앞서면 과반 승리도 가능하다고 본다.
호남 내부 판세를 두고는 온도차도 감지된다. 정 후보 측은 지난 지방선거 공천 후유증이 남은 전북에서 고전을, 광주·전남에서 선전을 예상하는 기류다. 친정청래(친청)계 한 관계자는 "당원들의 적극적인 투표가 중요하다"며 "투표율이 55% 이상이 되면 광주·전남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가 9일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송영길의 매직넘버 "호남에서 반전, 승부 가르는 존재감"
송영길 후보의 중간 성적표는 녹록지 않은 상태다. 순회경선 1주 차 9.97%였던 득표율이 2주 차 들어 8.76%로 주저앉았고, 누적으로도 9.47%에 머물러 애초 겨냥한 10~15%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스스로 텃밭으로 꼽던 인천에서마저 11.63%에 그쳤다. 김·정 후보가 한 치 앞을 다투자 위기감을 느낀 당원들이 두 사람에게 표를 몰아줬고, 송 후보가 비집고 들어설 틈이 좁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송 후보 측은 반전의 무대를 호남으로 보고 있다. 전남 고흥 출신인 송 후보는 지난주부터 광주와 전남·전북을 훑으며 사실상 배수진을 쳤다. 캠프는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와 실제 표심은 다르다는 시각이다. 호남은 권리당원 비중 자체가 크고, 선호투표제 원리를 당원들이 체감하면서 1순위 칸부터 송 후보를 적는 이른바 '길석래'(송영길→김민석→정청래) 기류가 읽힌다는 이유에서다.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기존의 투표와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며 "현재 여론조사는 권리당원의 표심을 완전 담진 못했다"라고 말했다.
송 후보의 성적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그 다음에 있다. 이번 전대는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 2순위 표를 상위 두 후보에게 재배분하는 선호투표제가 적용된다. 1·2위 격차가 워낙 얇은 탓에, 송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만 회복해도 그의 2순위 표는 결선의 무게추로 작동한다. 송 후보의 호남 선전이 단순한 순위 다툼을 넘어 전대 판세 전체를 흔들 변수로 꼽히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개표된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9만 5821표(46.01%), 정 후보는 9만 2735표(44.53%)를 기록 중이다. 두 사람의 격차는 3086표, 1.48%포인트다. 송영길 후보는 1만 9715표(9.47%)로 3위다.
승부처는 결국 호남과 수도권이다. 전체 권리당원 선거인단 약 155만 명 가운데 호남이 약 51만 명(32.9%), 서울·경기가 약 58만 명(38.3%)을 차지한다. 최종 결과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에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오는 17일에 나온다.
※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9~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03명(이 중 민주당 지지층·무당층 1053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3.7%다. 전국지표조사(NBS)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0.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