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모습. 심동훈 기자전북 진안군 계절근로자의 중도 이탈율이 다른 지자체에 비해 높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초과근무 수당 미지급 등 인권 침해 경험이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북이주인권노동네트워크(이주인권네트워크)등은 18일 오후 전북도의회에서 '베트남 계절 근로자 집단 이탈 문제 원인 진단과 대안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계절근로자들이 초과근로 수당을 받지 못하는 등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진안군은 지난 2일 기준 계절근로자로 입국한 190명의 노동자 중 10명이 중도 출국하고 66명이 이탈하는 등 2023년 기준 이탈율(1.6%)에 훨씬 웃도는 이탈율을 기록해 인권단체의 지적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농장주가 계절근로자에게 폭언과 폭행, 임금체불 등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나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접수되기도 했다.
단체는 노동권·인권 침해를 당하다 베트남으로 귀국한 중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계절근로자 인권 침해의 실태를 고발했다. 지난 4월 E-8(계절근로자) 비자로 입국해 진안군의 수박·고추농장서 일을 시작한 중씨는 하루 11시간이 넘는 고강도 노동에 시달렸지만, 초과 근무 수당을 받지 못했다.
처음 일을 시작한 농장 외에도 두세 차례 다른 농장을 돌았지만, 초과 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폭행과 폭언 등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건 마찬가지였고, 중씨는 결국 한국에 들어온 지 3개월 만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스리랑카에서 온 이주노동자가 지난 2025년 2월 26일 전남 나주의 한 공장에서 화물에 결박당하고 지게차로 들어 올려지는 상황.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제공
이주인권네트워크는 "계절근로자 인권침해는 중씨만이 겪는 일이 아니다"며 진안군 베트남 계절근로자 2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17명(60.7%)의 노동자가 "근무 시간을 넘겨서 근무했는데도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고, 16명(57.1%)의 노동자가 "모집 당시에 설명받은 일과 근로조건이 실제 현장과 달랐지만 농장주가 제시한 근로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14명의 노동자가 "통역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고, 5명의 노동자가 "억울한 일을 당해도 도움을 요청할 방법을 알지 못했다"고 답하는 등 부당한 노동행위를 당하고도 이들의 구제를 위한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았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런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문세아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법규국장은 "진안군 계절근로자의 높은 이탈율의 배경엔 초과근로 수당 미지급과 부당한 문제가 발생해도 전달되지 않고 개선되지 않는 현실이 있다"며 "GPS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객관적인 근무시간 기록과 관리가 필요하고, 노동자들에게 통역과 상담 지원을 확대해 더 폭넓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난이 전북도의원이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서난이 전북도의원은 '외부 전문가의 감시'와 '포괄적 외국인 인권 조례 제정'을 언급했다. 서 의원은 "한 동네 건너 아는 사람들끼리는 문제가 생겨도 모질게 대할 수 없기에 계절근로자 인권 침해 상황이 발생해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며 "계절근로자 관련 조례에 외부 전문가 참여를 의무화하고 그걸 강제조항으로 만들어 의회가 직접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실질적인 인권 보장을 위해 포괄적 외국인 인권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특별자치도 특례법을 개정하면 포괄적 조례 마련시 발생할 수 있는 상위법과의 충돌도 막을 수 있다"며 "관련 내용을 검토하면서 단계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부분을 의회 차원에서 챙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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