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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딥테크가 끌었다…상반기 벤처투자 8.9조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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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펀드 결성 8.4조 역대 2위…금융기관 출자 55% 급증
AI반도체·로보틱스 대형 투자 잇따라…초기기업 투자도 56%↑
비수도권 투자 2배로…투자유치 기업 신규고용 60%가 청년

김봉덕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정책관이 19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6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김봉덕 중소벤처기업부 벤처정책관이 19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6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투자가 9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로보틱스 등 딥테크 분야에서 대형 투자가 잇따른 데다 한동안 위축됐던 초기기업과 비수도권 투자까지 큰 폭으로 늘면서 벤처투자 시장이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는 8조 86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3% 증가했다. 기존 상반기 최대였던 벤처투자 호황기인 2022년의 7조 6442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도 8조 4366억원으로 33.0% 증가해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투자 증가세는 AI를 중심으로 한 딥테크 분야가 이끌었다. 업종별로 ICT 제조 투자는 1조145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3.3% 급증했고 전기·기계·장비는 90.4%, ICT 서비스는 62.2% 늘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칩, 휴머노이드 등 반도체·로보틱스 분야에서 1천억원 이상 대형 투자가 잇따른 영향이다.

중기부 김봉덕 벤처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코로나 시기에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 투자가 많았다면 작년부터 올해는 AI 솔루션 등 AI 활용 기술 분야로 투자가 쏠리고 있다"며 "반도체·로보틱스 분야의 대형 투자가 ICT 제조와 전기·기계·장비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후기기업에 투자가 집중되는 이른바 '벤처투자 보수화' 현상도 다소 완화됐다.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액은 1조82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4% 증가했다. 특히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초기기업 16곳 가운데 9곳이 AI·로보틱스 기업이었다. 딥테크 기업들이 창업 초기부터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이는 흐름이 뚜렷해진 것이다.

벤처펀드로 유입되는 자금도 늘었다. 정책금융 출자는 58.3%, 민간 부문 출자는 28.1% 증가했다. 특히 금융기관 출자는 2조 6061억원으로 54.9% 늘었다. 중기부는 정책 목적 벤처펀드 출자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를 기존 400%에서 100%로 낮춘 조치 등이 금융권의 모험자본 투자를 촉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비수도권 벤처투자도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벤처투자회사·조합 기준 비수도권 투자액은 1조 6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7% 증가했다. 수도권 투자도 3조 972억원으로 49.9% 늘었지만 증가율은 비수도권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대전이 4359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비수도권 가운데 가장 많았다.

벤처투자 확대는 고용 증가로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가 최근 3년간 벤처투자 유치기업의 고용 변화를 분석한 결과 투자 유치 이후 고용은 2023년 11.3%, 2024년 11.0%, 2025년 12.1% 각각 증가했다. 늘어난 고용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이 차지한 비중은 59.7~62.4%에 달했다.

김 정책관은 "벤처투자를 받아 늘어난 신규 고용 10명 중 6명 정도가 20·30대 청년이었다"며 "벤처투자 유치기업이 청년 고용에서도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벤처투자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민성장펀드와 정책펀드 등의 결성이 본격화하면 시장의 투자 여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AI·딥테크 분야로 자금이 빠르게 몰리면서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높아질 가능성과 투자금을 회수할 기업공개(IPO)·인수합병(M&A) 시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한 김대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특정 업종과 기업으로 쏠리면서 밸류에이션 이슈가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코스닥 등 회수시장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만 빠르게 늘어날 경우 "버블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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