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해에서 피격된 후 불타는 유조선. 연합뉴스미국의 경제압박이 강해질 경우 이란이 다시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압박으로 이란의 경제 위기가 더 심각해지면서 이란 지도층이 다시 군사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대결 방식을 '무력전쟁'에서 '경제 제재'로 전환하려 하지만, 이미 코너에 몰린 이란 입장에서는 다시 전쟁을 시작하더라도 사실상 잃을 게 없을 거란 분석이다.
국제정책센터의 이란 전문가인 시나 투시는 "미국이 이란의 남은 생명줄을 끊으려 제3국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수록, 이란은 이 같은 조치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더욱 강력히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다"고 NYT에 말했다.
실제로 미국이 대이란 경제 제재 방침을 발표한 뒤 이란은 연이어 거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참여하는 어떤 국가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다. 페르시아만 밖으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마지드 에븐 알레자 이란 국방장관 대행도 "국민의 생계와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압력은 전쟁의 일부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도 전장을 확대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러한 반응 수위는 현재 이란의 경제 위기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NYT는 짚었다.
이란은 최근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경제의 근간인 석유 수출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던 지난해 12월 이후 추가로 41% 떨어졌다.
이후 일부 의약품 가격이 최대 500%까지 치솟는 등 물가가 급등하면서 많은 이란인들은 생필품 가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장을 지나는 시민들. 연합뉴스
결국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누가 고통을 더 오래 견딜 수 있는 지를 테스트하는 '치킨 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를 공언했지만 이란의 최대 원유 구매국이자 주요 교역국인 중국이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중국은 이전에도 다른 나라 기업들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를 거부했으며, 이를 외국 정부에 대한 부당한 통제와 압박 시도로 간주해왔다.
이란의 주요 무역 상대인 튀르키예와 이라크 역시 이란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외교협의회의 이란 전문가인 엘리 게란마예는 "대부분 주요 금융기관은 이미 미국의 기존 제재를 준수하고 있지만,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국경을 넘나드는 관계와 그림자 사업 네트워크를 근절하기는 훨씬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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