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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남게 녹차라떼로" 정이한, '음료테러' 자작극 구체적 사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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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소장서 구체적인 범행 사전 공모 정황
음료 종류, 대사, 차량 동선 등 세세하게 계획
검거 후 경찰 속이는 연출도…"모르는 사이" 주장
정 전 후보 배우자 자자극 알고도 선처 탄원서 작성

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고있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달 8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피습 자작극 혐의를 받고있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달 8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음료테러' 자작극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공범과 대사와 동선, 음료 종류까지 구체적으로 사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에 잡혀도 내가 다 책임을 지겠다", "걸려도 상해 정도"라며 범행을 안이하게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 정황도 확인됐다.
 
정이한 전 후보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정 전 후보와 공범 A(30대·남)씨는 2019년 헬스 트레이너와 이용객으로 처음 만나 친분을 쌓았고 수년간 친구 사이로 지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초 여러 차례 A씨에게 낮은 인지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유세 중 누가 쓰러지면 내가 심폐소생술을 해줄 텐데", "내가 화분이라도 맞았으면 좋겠다", "누가 커피 좀 안 던져주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A씨 역시 '뭐라도 던져 드릴까요'라며 맞장구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4월 27일 정이한 전 후보가 거리 유세 도중 음료테러 자작극을 벌이기 전 상황. 정 전 후보 측 제공지난 4월 27일 정이한 전 후보가 거리 유세 도중 음료테러 자작극을 벌이기 전 상황. 정 전 후보 측 제공이후 지난 4월 말 정 전 후보는 A씨에게 "도와줄 일이 있다. 27일까지 무조건 해야 한다"며 직접적으로 '음료 테러' 자작극을 제안했다.
 
정 전 후보는 "물은 색깔이 남지 않으니 녹차라떼처럼 색깔이 남을 수 있는 것을 던져달라", "좌회전을 도는 차선으로 들어오면 음료를 뿌리기 좋을 것이다"는 등 상당히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전달했다.
 
또한 "어린놈이 무슨 시장이냐"라는 대사까지 정해주며 이 사실이 알려지면 추가적으로 인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전 후보는 "수행원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겠다"며 공범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는 "누구한테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만약 걸리게 되더라도 선처를 해서 사건이 빠르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 경찰에 잡혀도 내가 다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공범 A씨 역시 경찰에 검거되더라도 형사 책임이 가벼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잡혀도 상해 정도 걸리겠다"며 범행 제안을 수락했다. 그러나 실제 범행은 개인 간 상해죄에 그치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선거 자유 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중대 범죄와 관련한 죄명이 적용되는 행위였다.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와 피습 자작극 이후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와 피습 자작극 이후 이준석 전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범행 당일인 4월 27일 오전 이들은 사전에 공모한 대로 A씨가 정 전 후보에게 아이스 녹차라테를 뿌리는 등 자작극을 벌였다.
 
A씨가 검거된 이후에도 경찰을 속이기 위한 연출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며 재차 서로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다. 처음 본다"고 진술했다. 또 A씨는 누군가의 청탁이나 사주를 받은 것이냐는 경찰 질문에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던 것으로 공소장에 적혔다.
 
사건 이후 경찰서 유치장에서 A씨 면회에 나선 정 전 후보는 "우발적으로 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A씨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우발적인 행동을 해 죄송하다"며 연기했다.
 
정 전 후보의 배우자 역시 사건이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선처 탄원서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는 탄원서에 "피의자가 제 남편과 비슷한 연배라는 소식에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저희 부부의 정직한 진심을 부디 깊이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들의 허위 자작극으로 경찰 등 국가기관의 행정력이 낭비됐다. 경찰 18명이 현장에 출동했고,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분석, 현장 감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증거물 감정 등이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됐고, 국가정보원과의 대테러협의회까지 실시됐다.
 
정 전 후보에 대한 첫 공판은 다음 달 15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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