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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문항거래' 현우진 1심 무죄…法 "정당한 사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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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에 수학 문항 받고 3억 4천만 원 지급 혐의
法 "지급액, 문항 대가 현저히 초과했다고 보기 어려워"
같은 '문항 거래' 혐의 조정식 재판에도 영향 주목

연합뉴스연합뉴스
수능 모의고사 문항을 현직 교사들로부터 사들인 혐의로 기소된 유명 사교육 강사 현우진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이재욱 부장판사)은 26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씨와 사교육 강사 서모씨, 현직 교사 이모씨·김모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직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이 "사적 거래에 의한 채무 이행"이라고 판단했다. 교사들에게 건넨 돈이 청탁금지법상 금품이 아닌 정당한 문항 거래의 대가라는 현씨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법원 "문항 대가에 상응"…'정당한 거래' 판단

재판부는 먼저 정상적인 문항 거래와 청탁금지법상 금품 수수를 가르는 기준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사적 거래의 형식을 갖췄더라도 공직자가 제공한 반대급부를 현저하게 초과하는 금품이 제공됐다면 청탁금지법이 금지하는 금품 수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제공한 문항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다면 정당한 사적 거래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현씨가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이 문항의 대가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문항 1개당 평균 24만 1천 원을, 김씨는 모의고사 문항 1개당 평균 24만 8천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씨와 서씨가 현직 교사에게만 문항을 의존하지 않았다는 점과 이씨와 김씨 등이 현씨에게 제공한 문항을 실제 시험에 출제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전문 업체로부터 문항을 공급받거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문항을 공모하기도 했다"며 "이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교사들에게 지급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이 겸직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유죄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겸직 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문항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다면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교사들의 문항 거래가 적절했는지와 형사처벌 대상인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문제 해결의 최후 수단"이라며 "공직자의 행위에 부적절한 면이 있더라도 이를 모두 처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현씨는 서씨와 공모해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현직 교사들에게 수학 문항을 제공받고 총 3억 4천만 원을 지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현씨를 비롯한 피고인 4명에게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같은 '문항 거래' 조정식 재판에도 영향 주나

이번 판결은 또 다른 '수능 문항 거래'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영어 강사 조정식씨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2020년 12월 자신의 강의 자료를 제작하는 업체 소속인 A씨에게 수업에 사용할 영어 문항을 현직 교사에게서 받아달라고 지시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67회에 걸쳐 현직 교사 2명에게 출제 대가로 총 8352만 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 측도 현씨와 마찬가지로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은 사적 거래에 따른 정당한 대가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4월 첫 재판에서도 "시장 가격대로 이뤄진 유상거래행위"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조씨는 아직 발간되지 않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교재 문항을 미리 제공받도록 요청해 EBS에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는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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