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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나태주가 직접 고른 521편…'이, 한 권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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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돌아온 엄원태 '거기 호랑이가 있다고'

샘터 제공샘터 제공
나태주 시인이 66년에 걸친 자신의 시 세계를 한 권에 담았다. 신간 '이, 한 권의 시집'은 시인이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 가운데 스스로 가장 아끼는 시 521편을 직접 골라 엮은 대표 시선집이다.

나 시인은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며 등단한 뒤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펴냈다. 이후 54권의 창작 시집을 발표하며 반세기가 넘도록 시를 써왔다.

이번 책은 특정 주제나 시기를 중심으로 엮은 기존 선집과 달리 시인이 자신의 작품 전체를 돌아보며 직접 대표작을 추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널리 알려진 '풀꽃'을 비롯해 사랑과 그리움, 위안, 삶의 기쁨을 쉽고 간결한 언어로 담아낸 작품들이 두루 포함됐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의 순간에서 삶의 의미를 길어 올리는 나태주 시 특유의 문법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 시인은 열다섯 살 무렵부터 시를 써왔다고 밝힌 바 있다. 여든한 살이 된 지금까지 하루도 시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책은 한 시인이 평생 써온 시의 흐름과 변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록에 가깝다.

나태주 지음 | 샘터


문학동네 제공문학동네 제공
"나라고 할 만한 것이 내게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시인 엄원태가 13년 만에 다섯 번째 시집 '거기 호랑이가 있다고'를 펴냈다. 삶의 상처와 소멸을 오래 바라봐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죽음과 고통을 견디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을 끌어안는 태도를 보여준다.

문학동네시인선 253번으로 나온 이번 시집은 2013년 백석문학상 수상작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 이후 처음 내는 시집이다. 초기 시집에서 폐허와 질병, 실존적 고뇌를 다뤘던 엄원태는 이후 평범한 이웃의 고단한 삶과 타자의 아픔으로 시선을 넓혀왔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 시선이 다시 자신의 몸과 죽음, 그리고 소멸해가는 개인에게로 향한다. 그는 "서른셋 젊은 시절부터 한평생을 질병의 고통과 결핍과 함께 살아왔다"며 "죽음과 소멸을 넘어 혹은 그것들과 함께 살아온 실존적 경험"이 자신의 세계관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지난해 평생 함께 살아온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쓴 시편들을 4부 앞부분에 모았다. 깊어지는 병과 가까워진 죽음을 바라보면서도 시인은 이를 비탄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삶에 대한 쓸쓸한 긍정"이라는 표현처럼 소멸과 순환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시집 전반에 흐른다.

엄원태 지음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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